서울 광진구에 사는 한모 씨(72·여)의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수년 전부터 있었던 무릎 통증이 이번 겨울에는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17년간 요구르트 배달을 해왔던 한 씨에게 무릎 통증은 고질병이었다. 물리치료를 받으면 다소 나아지기도 했지만 며칠 지나면 통증은 재발했다.
주위 사람들은 한 씨에게 무릎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장기간 일을 쉬어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선뜻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그러던 중 한 씨는 수술을 받지 않고도 무릎을 좋아지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을 찾았다. 한 씨는 예상대로 퇴행성관절염 진단을 받았고 ‘줄기세포 치료’라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무릎 관절 사이에 위치해 무릎 보호 역할을 하는 연골이 닳고 찢어져 뼈와 뼈가 맞닿아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발행한 ‘주간 건강과 질병’에 따르면 50세 이상 성인의 골관절염 유병률은 12.5%에 이른다. 특히 70대 이상 여성의 경우 유병률이 36.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퇴행성관절염이 발병할 확률이 크다는 얘기다.
퇴행성관절염의 특징 중 하나는 체온이 내려가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고 관절과 주변 근육이 뻣뻣해지는 겨울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이렇게 퇴행성관절염의 치료 시기를 놓치면 연골이 완전히 손상돼 다리가 ‘O’자로 휘거나 걸음걸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퇴행성관절염은 초기에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운동치료 등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악화되면 줄기세포 치료나 인공관절치환술 같은 수술 요법을 생각해봐야 한다.
줄기세포 치료로는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와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가 있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 본인의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이용한다. 하지만 이는 외상성 연골 손상에만 국한되며 나이 제한(15∼50세)이 있다. 따라서 퇴행성관절염 치료에는 적절하지 않다.
반면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는 신생아의 태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한다. 줄기세포를 배양해서 세포 수를 늘린 뒤 최적의 세포를 골라 관절염 부위에 주입하면 연골 조직이 새롭게 생성되는 것이다. 환자의 연령에 관계없이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시술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정도로 짧은 편이고, 절개 부위도 2∼3cm 정도로 작아 고령의 환자들에게도 부담이 작다. 시술 후 6개월에서 1년 정도 경과되면 건강하게 재생된 연골을 확인할 수 있다.
인공관절치환술은 무릎 관절 손상이 심각한 경우 고려할 수 있는 수술로 손상된 무릎관절을 제거하고 대신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진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치료법이다. 다른 외과적 치료에 비해 통증이 작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 또 수술 환자의 90% 이상이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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