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최수환 씨(37)는 얼마 전 컴퓨터 절전 프로그램인 ‘그린터치’를 노트북 컴퓨터에 설치했다. 인터넷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그린터치는 컴퓨터로 작업을 하다 회의나 다른 일로 자리를 잠시 비우게 됐을 때 절전모드로 자동 전환되도록 하는 프로그램.
다시 컴퓨터 앞으로 돌아오면 자리를 비워 절전모드가 실행된 동안 아낀 전기량이 얼마나 되는지, 전기 절약으로 줄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얼마나 되는지 등이 화면에 뜬 창에 표시된다. 이산화탄소 감축량이 점점 쌓이다 보면 몇 그루의 나무를 심은 효과와 맞먹는지도 함께 표시돼 최 씨는 요즘 온라인에서 나무를 키우는 쏠쏠한 재미까지 느끼고 있다. 컴퓨터 한 대당 하루 1시간 남짓 절전모드가 작동되면 연간 53kWh의 전기를 줄여 22.5kg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터치 프로그램을 설치한 최 씨처럼 생활 속 작은 실천만으로도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형광등 1개를 기준으로 점등 시간을 하루 1시간 줄이면 연간 1.9kg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지나치게 밝은 실내조명은 멜라토닌 등의 체내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미쳐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겨울철에는 실내 난방 온도를 2도만 낮춰도 연간 52.9kg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바깥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 적정 온도를 넘는 실내 난방은 피부가 건조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해 피부 건강을 위해서라도 실내 온도는 높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직장인 최은정 씨(32)처럼 겨울철에 내복을 입는 것도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추위로부터 건강까지 지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환경부와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복을 입으면 피부 온도는 0.7도, 실내 난방 온도는 2도 이상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역시 한 사람이 한 해 동안 이산화탄소 52.9kg을 줄이는 결과를 내는 셈이다. 이 정도 양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면 1년에 30년생 소나무 8그루가 있어야 한다.
운전습관을 바꾸는 것도 온실가스 감축에 큰 도움이 된다. 급제동이나 급출발 횟수를 평소보다 하루에 5번만 줄여도 연간 30kg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필요한 엔진 공회전을 하루 5분씩만 줄여도 역시 연간 30kg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줄인다. 또 경제속도(시속 60∼80km) 운행 거리를 평소보다 20%가량 늘리면 연간 60kg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등 바람직한 운전 습관을 갖는 것만으로도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밥솥, 전자레인지 등 사용이 끝난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뽑아두는 것도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