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진이 동물들 중에서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침팬지나 고릴라와 같은 유인원에 비해 인간의 지능이 뛰어난 까닭은 대뇌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두꺼운 신피질(neocortex) 덕분이다. 인간의 뇌가 다른 동물에 비해 주름이 심한 것도 신피질이 한정된 공간 안에 구겨져 빼곡히 담겼기 때문이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와일랜드 허트너 교수팀은 다른 동물에게는 없고 인간에게만 존재해 두꺼운 신피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먼저 연구팀은 인간과 유전체(게놈)가 99% 동일한 쥐와 인간의 뇌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면밀히 관찰했다.
인간처럼 복잡한 주름이 진 커다란 뇌가 만들어질지, 주름이 적고 단순한 뇌가 만들어질지는 태아시절 뇌신경줄기세포가 어떤 세포로 분화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연구팀은 인간의 뇌가 만들어질 때는 활발하게 작동하지만 쥐의 뇌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찾을 수 없는 유전자 56개를 확인했다.
그 다음 연구팀은 56개의 유전자 중 뇌신경줄기세포가 신피질로 많이 분화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 ‘ARHGAP11B’를 최종적으로 찾아냈다. 이 유전자를 가진 동물은 오직 인간뿐으로 쥐는 물론 쥐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동물인 침팬지, 오랑우탄에서도 이 유전자를 찾을 수 없다.
또 연구팀은 이 유전자가 정말 뇌를 크고 복잡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지 확인하기 위해 쥐에게 삽입했다. 그 결과, 쥐의 뇌에서도 신피질을 만드는 줄기세포 개수가 2배로 늘어나고 뇌가 커지며 인간 뇌처럼 주름이 생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의 존재 유무가 인간과 유인원이 진화상 다른 길을 걷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인간의 뇌를 거대하게 만든 가장 중요한 유전자를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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