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박복동 씨(41)는 결혼 전에도 손발이 차가운 편이었는데, 둘째 출산 뒤 더욱 심해진 수족냉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박 씨는 집에서도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핫팩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욕실에서 세수할 때는 발이 시려 족욕을 하며 세수할 수밖에 없고, 설거지할 때도 장갑을 낀 후 고무장갑을 껴야 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 씨의 체온은 평균 35.4도. 박 씨는 보통 사람들의 체온인 36.5도만 돼도 열이 나는 것이라고 생각해 매번 체온 체크를 한다.
박 씨처럼 저체온과 수족냉증이 있는 여성은 감기와 비염을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수족냉증은 손과 발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체온이 내려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하지만 손발이 차갑고 시린 불편에서 끝나지 않는다. 수족냉증 환자는 어지럼증, 빈혈, 위장 장애, 성기능 장애 등을 앓을 위험이 높다. 수족냉증 예방에는 무엇보다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은 대사를 통해 우리 몸속 체열의 반 이상을 만들어내는데, 근육량이 적으면 열이 생산되지 않아 손발이 더욱 차갑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소형 김소형한의원 원장은 “지나친 저염식은 체온 유지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염분이 몸을 따뜻하게 한다고 본다. 일본의 한 지역에서는 고혈압이나 뇌중풍(뇌졸중)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 염분 섭취를 줄였는데, 고혈압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뇌경색 사망률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키니 청바지나 하이힐도 혈액순환을 원활하지 못하게 해 체온을 떨어뜨린다. 박현아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다이어트 때문에 편식을 하거나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으면 몸에 쓸데없는 영양소가 많아지고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해진다”며 “이런 경우 일부 장기에만 과부하가 걸려 대사가 활발하지 못해 체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채널A 교양프로그램 ‘닥터지바고’는 16일 오후 7시 10분 방영하는 ‘내 몸을 살린다, 체온 1℃의 비밀’ 편에서 수족냉증과 저체온증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치료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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