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연구팀, 온도-양이온 농도따라 움직이는 ‘나노 로봇 팔’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7일 11시 38분


독일 뮌헨공대(Technische Universitaet Muenchen, TUM) 연구팀은 DNA 블록으로 ‘로봇 팔’을 만들어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2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 팔의 길이는 약 80nm(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 정도로, 전자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작은 크기다. 하지만 이 나노 로봇 팔은 마치 실제 로봇 팔처럼 양 끝에 붙어 있는 집게 두 개를 오므렸다 폈다 할 수 있다.

DNA 로봇 팔이 움직이는 비결은 연구팀이 개발한 ‘특수 풀(glue)’에 있다. 연구팀은 우리 몸속의 ‘RNasP’라는 효소에서 블록 사이에 붙일 풀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효소는 ‘tRNA’라는 물질과 붙는데, 둘의 결합은 매우 약한 힘으로 유지된다. 따라서 효소가 담겨 있는 용액 속 양이온의 농도나 온도에 따라 결합이 끊어지기도 한다. 효소의 결합 방식이 마치 쉽게 뗐다 붙였다 하는 접착식 메모지와 비슷한 것이다. 그동안 DNA 블록은 DNA를 구성하는 염기 사이의 결합을 이용해 붙였지만 한 번 붙인 뒤 다시 떼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효소의 결합 방식을 DNA 블록에 적용했다. 집게를 구성하는 블록 사이에 특수 접착제를 붙이자 25℃에서는 집게를 오므렸다가 50℃에서는 쫙 폈다. 또 집게가 담겨 있는 용액 속의 양이온 농도를 높이자 편 집게를 다시 오므리기도 했다.

연구팀은 DNA 블록과 특수 풀을 이용해 길이 100nm짜리 ‘휴머노이드 로봇’ 형상도 만들었다. 로봇의 팔과 몸 사이에 특수 접착제를 바르자 로봇은 온도나 양이온의 농도에 따라 ‘차렷’ 자세와 ‘옆으로 나란히’ 자세를 반복했다.

연구를 진행한 헨드릭 디에츠(Hendrik Dietz) 박사는 논문을 통해 “치료나 진단 목적으로 이용할 나노 크기의 장치를 개발하는데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선미동아사이언스기자 vam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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