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 ‘어벤져스 2’가 북미지역보다 일주일 정도 빠른 23일 국내 개봉한다. 2012년 국내에서만 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어벤져스’의 후속편이자 서울 마포대교, 상암 MBC나 한강 세빛섬 등 한국에서 촬영한 장소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영화는 평화유지 프로그램의 오류로 만들어진 인류 최악의 적인 인공지능 로봇 ‘울트론’에 대항해 지구의 영웅들이 힘을 합쳐 싸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로봇은 사람을 대신해 어렵고 위험한 작업을 대신해 주는 도우미의 이미지에서 출발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급기야 인간을 공격하는 ‘싸워야 할 적’의 대상으로 묘사되곤 한다.
‘로봇(robot)’은 노예라는 뜻을 가진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유래되었다. 1920년 카렐 차페크의 희곡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그의 희곡 ‘로섬의 인조인간’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해 주기 위해 개발된 로봇이 인간을 위해 많은 일을 하다 결국은 인간에게 대항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술의 발달과 인간사회와의 관계를 비관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 최초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던 로봇은 1961년에 개발돼 미국 제너럴모터스에서 사용된 자동차 공장용 로봇 팔 ‘유니메이트’이다. 1990년대 이전의 로봇은 주로 산업용 로봇으로, 인간 노동자 대신 단순작업을 반복해 줌으로써 인간을 노동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 1997년 일본 혼다에서 인간처럼 걸을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P2’를 공개하면서 인간의 모습을 한 동반자로서의 로봇에 많은 관심이 생겼다. 이제 로봇은 한 나라의 국가경쟁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됐다.
그렇다면 과연 미래 로봇은 어떤 모습일까? 세계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산업구조와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변하고 있다. 제조업의 생산성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복지 수요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의료서비스 및 안전에 대한 관심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사회 변화 흐름에서 미래 로봇의 모습을 점쳐볼 수 있다.
제조용 로봇은 생산 인력과 전문 기능공 부족으로 고령 근로자가 증가하는 현상을 극복해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게 할 것이다. 국방 및 극한작업 로봇은 분쟁 지역이나 극지, 심해저 등 극한 지역에서 인간의 활동영역을 넓혀줄 것이다. 서비스 로봇은 소득 증가, 저출산, 고령화 및 개인화로 인해 여가생활 위주로 생활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헬스케어, 교육,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술용 로봇의 등장으로 의사의 손이 들어가기 힘들어 수술이 불가능했던 좁은 부위도 수술할 수 있게 됐다. 가사 도우미 로봇은 고령화사회에 로봇 대중화의 가장 상징적인 예가 될 것이다. 결국 미래의 로봇은 우리 인간의 이야기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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