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로 수면클리닉을 찾는 환자들 중에 자다가 깨어서 화장실을 가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분들이 꼭 있다. 물론 잠을 자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지 않았더라도 화장실에 간다고 이야기한다. 남자 환자들 중에는 전립샘비대증이 있어서 밤에도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된다고도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여성 환자들 혹은 전립샘비대증이 없는 환자들 중에도 자다가 깨면 화장실을 간다고 이야기하거나 화장실 가는 것 때문에 잠에서 깬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잠을 깊게 잘 자는 사람은 자다가 깨어서 화장실에 가지 않는다. 그러니까 자다가 깨어서 화장실에 가는 사람들은 수면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불면증이 있는 환자들 중에서 자다가 깨면 꼭 화장실을 간다는 사람들이 있다.
잠을 제대로 깊게 자지 못하면, 우리 몸이 소변을 농축하지 못한다. 즉 양이 많고 묽은 소변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이는 방광에 금방 차게 된다. 그래서 요의를 느낀다. 불면증 환자들은 잠이 얕고, 자는 중에도 신체 감각이 예민한 상태이다. 그래서 소변이 찬다는 느낌을 빨리 느낀다. 이것이 자극이 되어 잠에서 깬다. 그리고 어김없이 화장실을 가게 된다.
자다가 코를 골고 호흡이 불안정해지는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조금 다른 이유로 자다가 깨서 화장실을 간다. 수면 중에 기도가 막히게 되는 것이 수면무호흡이다. 숨을 들이쉴 때 기도가 들러붙게 된다. 그럼 더 세게 숨을 들이마셔서 막힌 기도를 뚫어보려고 애를 쓴다.
이때 복압이 올라간다. 화장실에서 힘쓰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된다. 올라간 복압이 방광을 자극한다. 그래서 요의를 잘 느낀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에도 불면증처럼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소변 농축이 잘 안되어서 소변량이 많아지는 것도 요의를 빨리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된다.
자는 중에 소변을 보는 야뇨증이 있는 소아들이 있다. 만 5세 이후에도 자는 중에 소변을 보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야뇨증이 있는 아동 중에 입을 벌리고 자고 코골이가 심하다면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가능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 수면무호흡증 진단 후 편도절제술을 받고 야뇨증이 없어진 의학적인 사례도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잠이 방해를 받으면, 수면 중 생리적 현상도 평소와 달라진다. 그리고 잦은 화장실 출입은 나빠진 수면 상태의 징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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