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로 불리는 네이처(N), 사이언스(S), 셀(C)은 ‘과학계 3대 저널’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는 연구 결과는 주로 이 저널들을 통해 가장 먼저 발표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다. 그래서 이 저널들에 게재된 논문 수는 한 나라의 과학기술 연구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동아일보는 국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을 집행하고 평가하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자료를 입수해 최근 10년간(2005∼2014년) 한국인 과학자가 이들 3개 저널에 게재한 논문 총 332편에 대해 첫 전수조사를 했다.
분석 결과 2005년 26편이었던 3대 저널 게재 논문 수는 2014년 52편으로 2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한국인이 연구를 주도적으로 이끌며 총괄책임을 맡는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 수는 2005년 11편에서 2014년 14편으로 10년간 큰 차이가 없었다. 10년간 게재논문 332편 중 한국인 교신저자 논문은 130편으로 39.2%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정부 R&D 예산은 7조8000억 원에서 17조8000억 원으로 10조 원 늘었다. R&D 예산은 크게 증가했지만 혁신적인 연구 성과는 늘지 않았고, 연구의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뜻이다.
네이처가 매년 발간하는 세계 각국과 연구기관의 영향력 지표인 ‘네이처 인덱스(Nature Index)’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한국의 이공계 연구 기관은 2012년 이후 연구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내 과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성과 위주의 정량적인 평가 시스템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환경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동료 평가 시스템 등 정성적이고 질적인 평가를 강화할 수 있는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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