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 간 치열한 경쟁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정형외과의 경우 다른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더 치열하다는 평가가 많이 나온다. 각종 전문병원이 난립하는 건 물론이고 비수술적 치료를 제공하는 한방병원까지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정형외과 전문의는 “환자에겐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정말 괜찮은 병원이 어느 곳이냐’는 고민까지 생길 만큼 병원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유명 대학병원이 아닐 경우 정형외과 안에서도 특정 분야에 장점을 가진 게 입증된 병원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
족부 질환에 초점 맞춘 특성화 병원
연세건우병원은 정형외과 분야에서 ‘발’과 ‘발목’, 즉 족부 질환 분야에 특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병원의 박의현 대표원장은 족부 질환 분야에서는 국내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또 배의정 원장의 경우 발목인대 수술에 자가이식 방법을 도입해 치료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연세건우병원의 가장 큰 장점은 족부 질환과 관련된 다양한 수술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Top-Team(톱 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주요 분야별 의료진들이 체계적인 협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세건우병원의 경우 박 대표원장과 배 원장을 중심으로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갖춘 마취과 전문의와 수술 전문 간호사까지 족부 질환 수술에 특화돼 있다.
병원 안팎에서는 족부 질환 수술만을 위해 톱 팀을 운영하는 건 주요 대학병원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가 많다. 연세건우병원의 톱 팀이 지금까지 진행한 족부 수술은 1만5000건이 넘는다.
박 대표원장은 “족부 질환 수술 전담팀을 구성하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쪽 분야에서 최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시도였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 능가하는 고난이도 수술 진행
실제로 연세건우병원의 족부 질환 수술과 관련된 성과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3년 분석 자료에 따르면 무지외반증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수술 뒤 평균 약 6.4일간 입원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세건우병원에서 무지외반증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평균 입원 기간은 약 3일. 전체 평균 입원일의 절반 수준이었다. 연세건우병원 관계자는 “족부 질환 수술에 대해선 그만큼 치료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환자들의 일상 복귀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 만족도가 특히 높다”고 설명했다.
대학병원에서도 고난이도로 분류되는 수술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것도 특별한 성과다. 발목인대 자가 재건술이 대표적인 예. 의료계에 따르면 대학병원에서도 발목인대 자가 재건술은 드문 수술이라고 한다.
배 원장은 “톱 팀 시스템 운영을 통한 전문 기술과 지식이 축적되면서 가능했던 일”이라며 “다른 병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족부 질환보다는 척추·관절 분야 질환에 인력을 더 많이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난이도 수술의 경우 ‘꼭 대학병원에 가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연세건우병원처럼 대학병원에 비해 진료 절차가 간편한 일반 병원에서 고난이도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건 ‘특별한 환자 서비스’로 평가하기도 한다. 합리적인 진료비 체계 구축
톱 팀 같은 수준 높은 전문팀을 운영하기 때문에 연세건우병원 안팎에서는 ‘치료 비용이 고가일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경제 사정이 열악한 노년층 환자들은 비용 걱정이 앞선 나머지 치료가 꼭 필요함에도 제대로 진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연세건우병원의 경우 수술 전후로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검사만 진행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필요성이 떨어지는 검사는 지양하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필수 검사’ 위주로 검사를 진행한다. 그만큼 환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덜 주자는 것이다.
연세건우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병원을 찾을 때 비용 걱정이 앞선다면 제대로 된 진료가 진행되기 어렵다”며 “치료뿐 아니라 병원 진료비 체계에서도 다른 병원들보다 앞서 나가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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