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 감기 조심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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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때 이른 폭염으로 에어컨 등 냉방장치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감기 환자가 늘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도 전국에 낮 최고 기온이 33도가 넘는 곳이 많아 여름과 같은 불볕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센터 최천웅 교수는 “지금과 같은 초여름은 1년 중 감기 환자가 가장 적은 시기라고 생각하지만 이른 에어컨 사용과 불쾌지수 상승 등의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 환자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 때 아닌 감기 왜 걸리나

겨울이나 여름 감기는 결국 바이러스 때문에 호흡기에 염증이 생겨서 오는 질환이다. 그러나 초여름 감기는 바이러스보다는 급격한 온도 변화 등에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초기엔 두통, 식욕 감퇴, 미열, 가벼운 기침이나 코 막힘 증세를 보이고 열이 심해지면 배탈, 설사까지 동반한다. 증상도 열이 많이 나거나 배탈, 설사, 구토 등 소화기 증상을 더 많이 동반해 겨울철 감기인 기침이나 가래 등의 증상과 다르다.

한림대성심병원 박경희 가정의학과 교수는 “소화기 증세 외에도 여름 감기의 경우 더운 밖과 춥게 냉방이 된 실내의 기온 차와 실내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코의 점막을 자극해 비염 증상도 쉽게 일으킨다”고 말했다.

○ 때 이른 감기, 2차 감염도 주의

소화기 증상을 동반한 여름 감기는 고열과 함께 배탈, 설사를 동반해 탈수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수분 섭취가 충분하면 호흡기 점막이 축축하게 젖은 상태로 유지되므로 호흡기로 들어오는 각종 미세물질들을 걸러내 비염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차가운 음료나 빙과류를 섭취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찬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탈수 이외에 중이염, 부비동염 등과 세균에 의한 폐렴도 조심해야 한다. 중이염이란 고막 안의 중이 부분에 생기는 염증인데 대부분 감기 후유증으로 발생한다. 이 경우 귀가 갑자기 아프고 열이 발생하며 청력 감소를 호소하기도 한다.

또 에어컨의 바람을 타고 전파돼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레지오넬라균 등에 의한 폐렴도 주의해야 한다. 고열, 오한 등 증상을 보일 수 있으나 건강한 사람은 감기처럼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어린이와 노약자의 경우는 폐렴 등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2주에 한 번 이상 에어컨 청소를 하는 것이 좋다.

○ 건강한 생활습관 중요

결국 평소 개인위생과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외출 후 손 씻기와 양치질은 습관화되어야 한다. 실내 냉방은 하루 종일 틀어놓지 말고 1시간 간격으로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만약 냉방 환경을 본인이 조절하기 어렵다면 최대한 몸의 많은 부분을 덮어 체온을 관리하는 것이 좋은데 긴소매와 무릎에 덮을 수 있는 담요 등을 준비한다. 실내 습도 유지를 위해서 어항이나 물이 많이 들어있는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편 요즘 발생하고 있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초기 증세가 감기와 비슷해 헷갈릴 수 있다. 메르스는 중동에 간 경험이 있거나 메르스 환자로 의심받는 사람과 밀접한 접촉을 한 시점에서 2주 안으로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및 호흡 곤란 등이 생기면 의심할 수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폭염#에어컨#감기#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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