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최근 ‘백수오’ 제품을 구매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대신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어차피 약재가 들어간 것이니 그냥 먹어도 될까요? ―김미경(주부·서울 광진구 중곡동) 》
백수오는 한방의료기관에서 활용도가 높은 약재는 아닙니다. 하수오의 종류에는 적하수오와 백하수오가 있습니다. 백수오는 백하수오의 줄인 말입니다. 백수오의 상위 개념인 하수오는 전혀 유명하지 않은데 백수오는 온 국민이 아는 유명 약재가 되었습니다.
한의학에서 하수오라고 하면 주로 적하수오를 의미하고 백하수오는 적하수오에 비해 효능이나 활용도 면에서 아래에 위치합니다. 하수오의 한의학적 효능은 보익(補益)입니다. 부족한 것을 보충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백수오의 갱년기 증상 치료 기능은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문제된 제품의 이름은 백수오라고 했지만 내용물을 살펴보면 백수오, 당귀, 속단을 비슷한 비율로 섞은 뒤 첨가물을 혼입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한의학의 약물 조합 이론인 방제학에는 군신좌사(君臣佐使)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서로의 약효에 상승효과를 내기도 하고 때로는 제어하고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제품의 배합 비율을 방제학 관점에서 해석하면 임의로 그냥 섞어서 제조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백수오 제품은 백수오 100%의 제품도 아닐뿐더러 가짜 백수오라고 하는 이엽우피소가 다량 혼입된 제품입니다. 2009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간한 약재감별도감에서도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의 위품이라고 표시하고 있습니다. 백수오 제품에 이엽우피소를 사용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백수오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본인이 구매한 백수오 관련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면, 업체에 환불을 요청하는 편이 낫습니다.
영지버섯, 로열젤리, 글루코사민 등의 건강기능식품이 더이상 큰 효능을 기대할 수 없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산수유와 홍삼이 휩쓸고 간 자리에 백수오가 등장했던 것입니다. 백수오의 효능이 업체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부풀려졌듯이 새로운 건강기능식품이 출시되면 일정 기간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두 가지 식품으로 불로장생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업체의 광고를 믿기보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지혜가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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