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시 암세포 ‘자살’유도 단백질 활성화 방법 찾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일 13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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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선 교수
김유선 교수
암세포가 방사선 치료나 독한 항암제가 투여된 극한 상황에서도 죽지 않는 이유는 세포의 ‘자살’을 조절하는 특정 단백질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김유선 아주대 의과대 교수팀은 항암치료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암세포가 자살하도록 만드는 단백질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찾았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세포의 ‘자살’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 RIP3에 주목했다. 암세포는 일반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더 이상 이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세포가 살기 힘든 악조건에서도 스스로 자살하지 않고 항암치료에도 ‘굳세게 버티는’ 독한 암세포가 된다.

연구팀은 RIP3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가 ‘메틸레이션’이란 과정을 통해 잠겨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잠긴 유전자를 풀어주는 열쇠인 탈메틸화제를 투여해 RIP3 단백질의 양을 늘렸다. 쥐를 이용한 실험결과, 항암제만 투여했을 때는 종양의 크기가 10% 정도만 줄어든 반면, 탈메틸화제를 투여한 뒤 항암제를 사용한 쥐는 종양의 크기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의 조직에서 세포의 자살을 조절하는 RIP3 단백질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이 단백질이 많은 환자일수록 생존율도 높다는 사실을 함께 확인했다.

김 교수는 “항암제 반응성을 높인 효율적인 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초연구성과지만 많은 지원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국내외 특허출원을 마친 상태이며, ‘네이처’ 자매 생명공학학술지 ‘셀 리서치’ 5월 8일자에 실렸다.

이우상 동아사이언스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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