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로 비유하면 중후한 고급 세단의 느낌이랄까. ‘LG G4’의 살짝 휘어진 몸매는 튀지 않으면서 우아한 자태를 뽐냈고, 가죽을 입힌 후면 커버는 쥐었을 때 편안함과 안정감을 줬다. 사실적인 화면 색감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카메라 성능은 이 스마트폰을 높게 보는 이유다. 하지만 럭셔리카도 약점이 있기 마련. 굳이 꼽자면 탄탄한 하드웨어를 써먹기 위해선 발열에 익숙해져야했다. LG G4를 일주일간 만나본 소감이다.
LG전자 스마트폰은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고유 정체성을 확립해가고 있다. 이를테면 화면을 두드리면 잠그고 푸는 노크코드 보완기능, 손동작 하나로 셀카를 보다 간편하게 촬영하는 제스쳐샷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마트폰에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에 출시한 G4는 이 같은 정체성의 결정체라고 보면 된다.
○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
G4 첫 인상은 따뜻했다. 기존 딱딱하고 차가운 스마트폰에 익숙해져있던 터라 G4가 주는 부드러운 질감이 더욱 만족스러웠다. 이는 둥근 아치형 라인과 가죽소재 후면커버의 조화에서 비롯됐다. 상하로 3000R 정도의 곡률을 적용한 슬림 아크형 디자인은 스마트폰을 쥘 때 손가락의 압력을 분산시킨다고 한다. 또한 화면을 모아주는 효과로 멀티미디어 콘텐츠 시청 시에도 적합한 형태다. 여기에 12주간의 제작공정을 거친 천연가죽 후면 커버는 그립감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냈다.
○ DSLR처럼 조리개·감도 수동조절
본격적으로 카메라 성능을 알아봤다. 스펙으로만 보면 G4는 애플 ‘아이폰6( F2.2 렌즈)’, 삼성전자 ‘갤럭시S6(F1.9 렌즈)’ 등 경쟁 모델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G4에는 후면은 조리개 값 F1.8에 1600만 화소, 전면의 경우 조리개 값 F2.0 800만 화소 카메라 렌즈가 각각 장착됐다.
조리개는 값이 작을수록 같은 상황에서도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다. G4 전문가모드에서 셔터스피드와 감도(ISO)를 조절해 어두운 곳에서 테스트를 해봤다. 피사체에 직접적으로 비추는 불빛이 없는 상태에서 셔터를 눌러봤더니 실제 눈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사진이 훨씬 밝게 나왔다. 하지만 어두운 곳에서 찍은 사진 대부분 푸른빛이 감도는 게 인위적으로 명도를 높인 듯한 느낌도 받았다. 또 생각보다 노이즈가 많이 발생해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밝은 곳에서는 더욱 G4 위력이 발휘됐다. 동일 피사체를 촬영했을 때 G4는 1600만 화소를 자랑하듯 매우 선명하고 직관적인 색을 반영, 확실히 1300만 화소(G플렉스2) 폰카메라와 차이점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손 떨림 방지기능도 강화돼 쾌적한 사진을 얻게 했다. G4에 적용된 OIS(광학적손떨림방지기능) 2.0은 상하좌우 축을 최대 2도까지 잡아준다.
셔터스피드를 잘 활용하면 재미있고 신기한 사진 연출도 가능했다. 셔터스피드를 20~30초 정도로 두고 상황에 따라 감도를 맞춘 뒤 촬영을 하면 피사체 잔상을 남겨 장노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 물론 스마트폰이 고정돼야한다.
셀카에 특화된 ‘제스처 샷’ 기능도 업그레이드됐다. 손을 두 번 연속으로 폈다 쥐면 2초의 간격을 두고 4컷의 셀피가 연속 촬영되는 ‘제스처 인터벌 샷’은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얼굴을 뽀얗게 해주는 ‘셀피 뷰티샷’과 만나 여러모로 활용도를 높였다.
○ ‘IPS 퀀텀 디스플레이’ 뛰어난 색 재현
카메라만큼이나 IPS 퀀텀 디스플레이 화질도 인상적이었다. G4는 원래 가진 고유의 색을 화면을 통해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색 재현 영역이 98%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동영상 시청에서 생생한 색감을 전달해줬다. 장시간 감상에도 눈이 피로하지 않았다. 기존 화질의 보편적 기준이었던 sRGB보다 색 표현 영역이 넓은 DCI(Digital Cinema Initiatives)에 가장 근접한 디스플레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G4 화면 크기는 5.5인치로 2560×1440 쿼드HD 해상도를 지녔다. G4 배터리용량은 3000mAh으로 연속 웹브라우징 시간은 7시간50분, 연속 영상재생 시간은 7시간20분을 기록했다.
G4 국내 출고가는 82만5000원이다. 이만하면 가격 경쟁력은 충분히 확보됐다. LG전자의 G4 판매 목표는 1200만 대 이상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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