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삼복 중 초복이다. 복날엔 보신 음식을 먹는 것이 우리의 전통. 복날 보양식의 개념은 ‘이열치열’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복날에는 삼계탕과 같은 뜨거운 고단백 보양식을 찾는다. 하지만 몸에 좋은 보양식을 찾다 자칫 잘못하면 국물이나 뜨겁게 데워진 그릇에 화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화상 전문 베스티안병원에서 최근 2년 동안 화상 환자 2만여 명을 분석한 결과 뜨거운 국물, 물, 커피 등에 의한 열탕 화상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더구나 7, 8월에 집중됐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조용석 교수와 베스티안병원 화상센터 외과 문덕주 부원장의 도움말로 한여름에 잘 생기는 화상의 응급조치 및 예방법을 자세히 알아본다.
○ 70도 물질 1초만 접촉해도 깊은 2도 화상
화상은 손상된 피부의 깊이에 따라 1도부터 4도까지로 나뉜다.
1도 화상은 화상을 입은 부위가 붉게 변하지만 물집은 생기지 않은 상태. 붓고 경미한 통증을 동반한다.
2도 화상은 약간 더 깊이 침범한 화상으로 물집과 함께 부으면서 심한 통증이 생긴다. 깊은 2도 화상부터는 정상적으로 피부 재생이 되지 않아 치료 후에도 흉터가 남는다.
3도 화상은 피부 전층이 화상을 입은 상태. 피부가 탄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신경이 죽어서 통증을 못 느낄 수 있다. 피부 이식이 필요하다.
4도 화상은 피부 밑에 위치한 힘줄이나 근육, 뼈 등까지 화상을 입은 경우로 부위에 따라 절단하기도 한다. 이는 주로 고압 전기가 원인이다.
화상의 깊이는 화상을 유발하는 물질의 온도와 피부에 접촉한 시간에 따라 결정된다. 55도에서는 10초, 60도에서는 3초, 70도에서는 1초의 접촉만으로 2도 화상까지 진행된다. 따라서 초기 응급 치료에서는 화상 유발 물질과의 접촉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
화상은 치료보다도 예방이 우선이지만 일단 화상을 입었다면 신속히 응급조치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즉시 흐르는 차가운 물로 10∼15분간 식혀야 한다. 흐르는 물이 없을 때는 찬물이라도 부어 열을 식혀야 한다. 의복 위에 뜨거운 물이 엎질러졌거나 불이 붙었을 경우엔 신속하게 벗어 상처가 깊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옷이 살에서 떨어지지 않을 때는 억지로 떼지 말아야 한다. 또 환부를 식힌다고 얼음을 직접 피부에 대면 화상을 입은 피부가 되레 더 손상되기 때문에 얼음 사용은 가급적 피한다.
환자가 어린아이이고 화상 범위가 넓은 경우 차가운 물을 오래 사용하면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깨끗한 수건으로 화상 부위를 싸고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민간요법으로 술이나 감자, 바셀린 연고, 돼지 껍질 등을 사용하는 것은 화상 부위에 감염이나 추가적인 손상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 물집은 함부로 터뜨리지 말아야
화상 부위에 물집이 발생했을 때는 무리하게 터뜨리지 말고 그대로 놔둔 채 화상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물집이 2cm 이하 크기면 터뜨리지 말고 유지하는 것이 피부 재생이나 감염 방지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물집이 큰 경우에는 오히려 물집 안에 고이는 물질이 피부 재생을 방해하면서 감염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제거한다. 일반 소독 의약품도 반드시 의사와 상의한 후 사용해야 한다. 일반 소독 의약품의 경우 알레르기와 같은 과민 반응으로 접촉성 피부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3주가 지나도 상처가 호전되지 않고 새살이 돋지 않으면 피부 이식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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