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병원, 메르스 딛고 진료재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3일 03시 00분


소독과 청소를 마친 강동경희대병원 병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소독과 청소를 마친 강동경희대병원 병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발생으로 폐쇄됐던 서울 강동경희대병원이 13일부터 진료를 재개한다. 지난달 6일 76번째 환자가 나타나면서 7일 응급실이 문을 닫은 지 36일 만이다.

이 병원은 지난달 18일 혈액 투석 치료를 받던 165번 환자가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자 19일부터 투석실을 제외한 병원 전체를 폐쇄했다. 동시에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투석 환자 90명과 당시 투석을 담당한 의사 2명, 간호사 5명이 코호트 격리됐다. 의료진은 격리 기간에도 환자의 투석 치료를 진행해왔다. 다행히 이들 가운데서 추가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11일 0시 집중관리병원에서 해제됐다.

의료계에서는 투석 환자 중 추가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은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면역력이 약한 투석 환자는 메르스 감염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상호 강동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2013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혈액투석실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뒤 9명이 추가 감염됐는데, 이들 모두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며 “병원 직원들이 모두 스스로 철저하게 감염 관리를 한 것은 물론이고 외부에서도 많이 도와줘 추가 감염자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신장학회에서는 이 병원의 투석실이 코호트 격리가 된 후 이동형 투석기 18대와 정수기 20대를 보냈다. 그리고 학회 소속 신장내과 의사 1명과 투석 담당 간호사 27명이 자발적으로 격리 중인 투석 환자의 치료에 참여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재개원을 앞둔 9일 전 직원이 참여해 병원 전체를 소독하고 청소를 끝냈다. 특히 응급실과 혈액 투석이 이뤄지는 인공신장실에는 유해한 공기와 각종 병균의 실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공기 정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앞으로 응급실 내 감염병 의심환자 구역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발열 체크를 두 차례 실시하며, 음압병실 5개를 추가 설치하는 등 감염병 예방 및 치료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이처럼 한림대강동성심병원이 7일, 건국대병원이 8일 진료를 재개한 이후 강동경희대병원이 다시 진료를 시작하면서 우려됐던 서울 동부권 의료 공백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동경희대병원이 집중관리병원에서 해제됨에 따라 삼성서울병원만 유일하게 폐쇄된 상태로 남게 됐다. 11일 현재 삼성서울병원 내 격리자는 18명, 의료진을 포함한 자가격리자는 427명이다. 이 병원의 집중관리병원 해제 여부는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마지막 확진자 186번 환자(4일 확진 판정)와 접촉했던 사람들의 자가격리 기간이 끝나는 이번 주말쯤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강동경희대병원#메르스#진료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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