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집착하는 허리디스크 환자… 한방 비수술 치료 선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2일 03시 00분


한방 비수술 척추 치료법

한의사가 손을 이용해 휜 척추를 바로잡는 ‘추나요법’은 한방에서 허리 디스크와 목 디스크를 치료할 때 자주 쓰는 치료법 중 하나다. 자생한방병원 의료진이 척추가 삐뚤어진 환자를 대상으로 추나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제공
한의사가 손을 이용해 휜 척추를 바로잡는 ‘추나요법’은 한방에서 허리 디스크와 목 디스크를 치료할 때 자주 쓰는 치료법 중 하나다. 자생한방병원 의료진이 척추가 삐뚤어진 환자를 대상으로 추나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제공
회사원 김명수 씨(35)는 몇 달 전부터 목과 어깨에서 주기적으로 심한 통증을 느꼈다. 처음엔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마사지를 받아봤지만 통증은 나아지질 않았고 최근엔 손가락까지 저렸다.

목뒤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까지 느껴진 김 씨는 병원을 찾았고 일자목증후군으로 인한 퇴행성 목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김 씨는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통증이 단순 통증이 아니라 목 디스크였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며 “그래도 늦기 전에 질환을 파악한 만큼 비수술 치료를 통해 통증을 치료하고 싶다”고 말했다.

급증하고 있는 30대 척추 환자

김 씨처럼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도 목과 허리 같은 부위에 심각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은 입원 환자를 발생시킨 질환은 이른바 ‘허리 디스크’로 불리는 기타 추간판장애였다. 이 질환으로 총 27만 명이 진료를 받았다. 특히 30대 남성 환자가 많았는데 이들은 과도한 스마트기기 사용과 적절하지 않은 자세로 인한 경우가 많았다.

자생한방병원이 1999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17개 자생한방병·의원을 방문한 척추 환자 100만1554명과 관련된 자료를 분석한 데서도 이런 추세는 뚜렷하다. 1990년대까지는 50대 환자가 가장 많았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30대 환자가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생한방병원 조사 자료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전자기기 이용도가 높고, 직장 내 근무량도 많은 30대의 경우 척추질환 환자가 1999년 2074명에서 2014년 3만4846명으로 15년 동안 약 17배로 증가했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은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전자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목 디스크, 허리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등 다양한 척추 질환을 앓는 환자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각종 기술과 전자기기의 발달 과정에서 사람들의 자세가 부적절하게 변하고 척추 질환의 증가도 불러왔다는 것이다.

갈수록 한방 비수술 치료법 선호도 높아져

척추 질환이 증가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는 한방 비수술 치료법에 대한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

자생한방병원이 내원 환자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2%가 ‘비수술 한방 척추치료법’을 추천한다고 답했다. 추천 이유로는 △수술을 하지 않기 때문에(56%) △극심한 허리 통증을 빠르게 감소시키기 때문에(20%) △양한방 협진 진료 시스템이라 신뢰할 수 있어서(11%) 등의 답변이 나왔다.

3년 전부터 허리 디스크를 한방 치료를 통해 관리하고 있는 김모 씨는 “단순한 통증 치료뿐 아니라 전체적인 몸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회복시킨다는 치료법 때문에 한방 치료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방 비수술 치료법에 대한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신체의 균형을 바로잡아 주는 치료를 통해 재발 방지 효과가 크다는 것.

환부를 직접 치료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양의학과 달리 한방에서는 무너진 신체 균형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또 ‘추나요법’을 이용해 잘못된 자세와 습관으로 인해 비틀어진 척추 뼈와 인대를 바로잡고 근골격계 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신바로메틴 성분의 약침으로 척추 질환을 치료한다. 또한 염증을 억제하고 인대를 강화하는 한약으로 마무리한다.

신 이사장은 “추나요법이란 허리 디스크나 목 디스크 등으로 인해 삐뚤어진 척추의 배열을 한의사의 손을 이용해 바로잡는 게 특징인 치료법”이라며 “특정 척추에 몰리는 하중과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자리를 이탈한 디스크와 척추 뼈를 원 상태로 회복시키는 효과가 좋다”고 설명했다.

해외가 인정하는 ‘한방 비수술 치료법’

한편 자생한방병원의 한방 치료법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은 극심한 급성요통환자 58명을 절반씩 나눠 동작침법과 진통제 치료를 받게 했다. 30분 뒤 진통제 그룹은 통증이 8.7% 줄어드는 반면, 동작침법은 진통제에 비해 약 5배나 높은 통증 감소효과를 나타냈다. 관련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PAIN’에 거재 되었다.

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재활의학과와 수술을 권유받았거나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디스크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128명을 대상으로 한방 비수술 척추 치료법 효능을 연구하기도 했다.

신 이사장은 “다양한 척추 환자들을 위해 관련 질환의 재발을 방지하는 한방 치료법의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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