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인 올해 우리 경제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전하는데 소재·부품산업의 기여가 매우 컸다. 1960년대 나일론과 1970년대 폴리에스터 필름, 1980년대 D램 반도체, 1990년대 액정표시장치(LCD)와 리튬이온전지, 2000년대 파이넥스 제철 기술 등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며 소재·부품산업은 우리 주력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 소재·부품산업 발전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혁신적이었다. 1994년 소재·부품 무역수지는 49억 달러 적자였다. 20년 만인 지난해에는 1079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 누적 흑자 규모도 7000억 달러를 넘었다. 세계 5위의 선도국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 같은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 민관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 세계 일류 소재 개발사업을 통해 폴리케톤과 사파이어, 초경량 마그네슘 소재를 연이어 개발했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와 고용량 2차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2012년 37.7%이던 중소·중견기업의 소재·부품 수출 비중이 올해 상반기 40.3%로 증가했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선진국과 경쟁하려면 가야 할 길이 멀다.
무엇보다 수요 기업과 소재·부품업체 간 협업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이 어렵게 소재·부품을 개발해도 신뢰성 확보와 제품 인증에 상당한 비용과 시일이 들어간다. 이 단계를 넘어도 수요 기업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사업화 기회를 잃는다. 수요 기업과 소재·부품업체가 제품 기획과 개발 단계부터 긴밀히 협업하면 상생할 수 있다.
소재·부품업체들도 글로벌 가치사슬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한다면 기회는 열려 있다. 한국은 미국과 유럽 인도 아세안 등 세계 49개국과 FTA를 시행 중이며 베트남 중국 등과 FTA 서명을 마쳤다. 정부는 중소·중견기업들이 글로벌 가치사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조업 위기론을 제기한다. 기존 환경에 안주하고 익숙한 것에 머무르면 위기가 찾아온다. 제조업이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다름 아닌 소재·부품 선진국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소재·부품 독립을 넘어 4대 강국 진입을 위한 국민적 지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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