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척추 상태 나빠도 증상 없으면 수술 필요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6일 03시 00분


허리병의 오해와 진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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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 안강병원 원장
안강 안강병원 원장
척추 질환이 있는 사람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수술을 할지, 안 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20여 년 전 척추 질환에 저명한 한 교수가 수술한 환자를 본 적이 있었다. 수술 뒤 척추가 정말 깨끗하게 정돈돼 완벽해진 사진을 보고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하지만 이 환자는 수술 뒤 척추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됐다고 했다.

완벽하게 잘 된수술이라고 했는데, 왜 환자는 아픈 것일까. 완벽한 수술이란 척추를 바르게 만든다는 것인데 결국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손상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환자가 느끼는 고통은 이러한 손상 때문에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척추 전체를 수술하지 말고 당장 질환이 있어 문제가 된 부분만 수술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 같은 부작용을 감안한 것이다. 결국 부분별로 수술을 받는 환자와 이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이 늘어났고, 그러자 부분 수술에 대한 부작용도 발생하게 됐다. 척추 수술에 대한 거부감은 점점 커졌다. 그러면서 수술을 할지, 안 할지 문제가 항상 화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수술 여부를 결정할 때 몇 가지 참고 사항이 있다.

우선 사진을 근거로 수술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사진에서 극심한 이상이 있다 해도 신경이나 피의 흐름이 잘 적응되고 있다면 수술로 인해 그 적응된 상태가 깨져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진보다는 증상으로 판단해야 한다. 필자는 척추 하나가 완전히 빠진 환자를 본 적이 있다. 그 환자는 허리만 굽히고 있을 뿐 일상생활을 하는 데 별 지장이 없었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병이 서서히 진행되었기에 신경이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이다.

또 아픈 상태에서 성급히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중국에 있는 지인이 척추협착증으로 고생 중이다. 다리가 저린 지는 2주가 지났다. 아무런 장애가 없지만 지인은 너무 아프고 힘들다며 당장이라도 수술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형태의 통증은 상당수 3개월 이내에 스스로 조절될 수 있다. 단지 통증이 문제라면 최소 3개월은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척추 질환은 퇴행성 질환이다. 그러므로 수술을 포함해 어떠한 치료를 한다고 해도 완치가 되는 건 아니다. 의료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우리 몸이 신경과 혈류가 나빠진 상황에 잘 적응하고 퇴화가 덜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가 끝나도 그 이후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도 수술은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 의학계는 세계 최고의 척추 치료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미 수술은 우리가 하면 그것이 기준이 될 정도다. 이 좋은 기술을 잘 계승하고 발전시켜 더 많은 환자를 편하게 해줘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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