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마리아에스병원 진료과장결혼과 출산 시도 연령이 늦어지면서 난임치료를 받는 부부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7년도 17만8000여 명이었던 난임 환자 수가 2014년에는 20만 8000여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난임의 원인은 불규칙적인 배란, 나팔관의 문제, 자궁내막의 문제, 또 남성 원인도 있지만 이미 30대 중반 이후에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경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난소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
난소의 기능이 저하돼 시술을 할 때 과배란 약제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고 자라는 난포의 수도 적으며 난자의 질 또한 좋지 못한 경우를 ‘저반응난소’라고 한다.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노화지만 그 외에도 염색체 이상, 난소 수술 경험, 골반 내 유착,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 등이 있으며 원인 불명인 경우도 많다.
진단은 피 검사와 초음파 검사로 진행된다. 피 검사는 난소예비능검사(AMH), 난포자극호르몬(FSH), 황체호르몬(LH), 난포호르몬(E2) 등이며, 초음파 검사는 난소 안의 동난포 수를 세거나 난소의 크기를 측정해서 난소의 기능을 평가한다.
저반응난소의 치료는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 시술 같은 시술을 통해 빨리 임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보통 치료라는 개념은 손상된 기능을 원래대로 회복시키는 것을 말하지만 난소 기능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 난소의 기능은 일종의 비가역적인 현상으로 정상 기능을 갖도록 되돌릴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빨리 개입해서 임신을 하도록 적극적인 시도를 하는 것이 저반응난소의 치료법이다.
저반응난소의 경우 시험관아기 시술에서도 일반 반응군에 비해 조금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된다. 난소의 반응이 떨어지므로 일반적인 과배란이 아닌 저자극 요법(목표 난자 수를 3∼5개 정도로 줄인)이나 자연주기 요법도 많이 시도되고 있다.
저반응난소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의사 입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젊은 나이에 이미 난소 기능이 많이 떨어진 환자를 만날 때다. 아직 20대 중반, 30대 중반의 나이인데 이미 폐경에 가까울 정도로 난소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결과를 말할 때 시한부 판정을 내려야하는 불치병 환자를 대하는 것과 같은 심정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임신이나 결혼 계획이 없는 여성이라도 생리가 규칙적이지 않거나 최근 들어 생리 양상의 변화가 있다면 한 번쯤 난소 기능을 확인해 보는 걸 권하고 싶다. 혹시라도 시간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저반응난소 환자의 경우 시술을 원한다면 병원을 선택하기에 앞서 미리 많은 정보를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적은 수의 난자로도 임신을 위한 좋은 배아를 원하는 수만큼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외수정과 배양, 배아 냉동기술이 검증되고 시험관 임신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난임센터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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