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대상포진, 심방세동-뇌중풍,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우리 몸에 동반되는 대표 질환들
최근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은 정모 씨(48).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는데, 이후에도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린 증상이 계속됐다. 검사 결과 고관절(엉덩관절·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잇는 관절)과 무릎에 생긴 퇴행성관절염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관절염이 생긴 원인이 바로 허리 디스크 질환이었다.
우리 몸의 척추와 관절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디스크로 인해 통증이 나타나면 허리가 틀어지고, 신체의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그러면서 한쪽 고관절이나 무릎에 손상이 나타나고 염증이 유발되는데, 그 같은 상태가 반복되면서 퇴행성관절염마저 발병한 것. 이처럼 동반되어 나타나는 대표 질환들을 알아봤다.
○ 허리 디스크 생기면 고관절도 문제
척추, 관절 전문인 바른세상병원이 2014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은 환자 4496명을 분석한 결과, 디스크와 고관절 부위의 퇴행성관절염을 동시에 앓는 사람이 13%(585명)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씨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5kg 감량을 통해 관절이나 연골에 주는 부담을 줄인 후에야 통증이 줄어들었다. 또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등을 하면서 고관절과 무릎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니 한결 더 좋아졌다. 여우진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증상이 유사한 질환을 동시에 앓거나 한 질환이 원인이 돼 다른 질환을 앓게 되면, 한쪽이 나아도 다른 한쪽이 치료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정확히 진단해 질환별로 적합한 치료를 각각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당뇨환자, 대상포진 발병률 45% 높아
당뇨병과 대상포진도 함께 발병할 확률이 높은 질환이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수두를 앓고 난 후 바이러스가 신경계통에 잠복해 있다가 보통 면역력이 떨어지는 50, 60대에 다시 나타나는 질환으로, 극심한 근육통과 신경통을 동반한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 당뇨병 환자에게 대상포진이 나타날 확률이 45%가량 높다고 밝혀졌다. 이는 세포의 면역체계가 일반인보다 취약하기 때문이다.
문지연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대상포진 발병 시 당뇨병 증상도 악화된다”며 “대상포진의 극심한 통증이 몸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상승시켜 혈당수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다면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미리 맞아두는 게 좋다.
심장의 한 부분인 심방이 매우 빠르고 무질서하게 뛰면서 불규칙한 맥박을 만드는 심방세동은 뇌중풍(뇌졸중)과 연관이 있다. 심방이 제대로 뛰지 않으면서 생긴 혈전(피떡)이 뇌혈관을 막으면서 뇌중풍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 최기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혈전에 의한 뇌중풍 발생률이 4∼7배 높다”며 “만성 심방세동이 있는 사람이라면 뇌중풍에 대한 대비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전성 유방암 있으면 난소암 조심해야
유전성 유방암이 있는 여성이라면 난소암을 조심해야 한다. 이른바 ‘유방암 유전자’라 불리는 브라카1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여성은 평생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이 일반 여성보다 40∼90% 더 높다. 그런데 이 경우 유방암뿐 아니라 난소암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던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는 유방을 절제한 데 이어 최근 난소 및 나팔관까지 잘라냈다.
김성원 대림성모병원 유방센터장은 “브라카1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 중 유방암과 난소암이 함께 나타나는 확률은 20% 정도”라며 “35세 이상에 출산을 모두 마쳤다면 예방적 차원에서 유방과 난소의 절제를 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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