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선 ‘돼지고기는 바짝 익혀 먹어야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기생충인 갈고리촌충과 그 유충인 유구낭미충, 섬모충 감염을 우려한 탓이다. 돼지고기를 덜 익혀 먹으면 정말 위험한 걸까.
‘기생충 박사’인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지금은 안 그래도 괜찮다”며 적당히 익혀 먹어도 기생충 감염 위험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7일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 문제의 갈고리촌충에 대해 “과거 제주도에서 뱀을 쫓으려고 집집마다 돼지를 길렀는데 먹일 게 없다 보니까 사람의 변을 먹였다. 그 과정에서 사람 변에 있던 갈고리촌충이 돼지한테 들어가서 돼지고기를 덜 익혀 먹으면 갈고리촌충이 사람한테 다시 들어가서 병을 일으키게 됐다”며 “갈고리촌충이 뇌로 가서 간질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뇌 증상을 일으킨다. 그래서 돼지고기를 날로 먹으면 안 된다는 실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기생충이 문제가 돼 제주도에서 돼지에게 사료를 먹이기 시작했다면서 “1990년 이후로는 우리나라에서 갈고리촌충의 유충이 들어가 있는 기생충이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다.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갈고리촌충의 감염 위험이 사라졌으므로 “(돼지고기도 거의 탈 정도로 과하기 익히지 말고) 적당히 익혀서 먹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육회로도 즐기는 소고기에 대해서는 “소를 통해서 감염되는 기생충이 있기는 한데,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멸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고, 혹시 있다고 해도 이거는 뇌로 절대 가지 않고 그냥 약 하나로 바로 없어지는 착한 기생충”이라며 “그것 때문에 맛있는 육회를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소간은 날로 먹지 말라고 당부했다. “소간을 먹으면 개회충이라는 것에 걸릴 수도 있다. 사람회충은 사람에게 별 증상이 없는데 개회충은 사람회충과 달리 간이나 뇌로 전파되고 심지어 망막박리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소간은 날로 먹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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