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걱정 뚝… 無 항생제 백신 ‘스카이셀플루’로 대비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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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 의약]SK케미칼


올해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어 홍콩독감까지 유행하면서 국내에서도 독감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졌다. 이를 반영하듯 식약처는 올해 생산될 것으로 추정하는 독감 백신의 양을 지난해보다 12% 늘어난 2084만 도즈(1회 접종량)로 예측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은 독감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양이다.

발열 근육통 두통 유발 독감, 심하면 사망도

독감 바이러스는 A, B, C 세 가지 형으로 구분되는데 A형과 B형이 사람 사이에서 유행한다. A형 독감 바이러스는 모든 연령에서 발생하고 증상이 심하며 사람뿐 아니라 돼지나 조류도 감염시킨다. B형 독감 바이러스는 사람이 유일한 숙주로 주로 소아에게서 나타나고 A형보단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 C형 독감 바이러스는 사람에서의 감염 사례는 없고 유행성 발병과도 연관이 없다.

독감은 코, 기관지 등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데 폐쇄된 공간에서 공기를 통해 전파되기도 한다. 독감 바이러스는 건조한 점액에서도 몇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어 오염된 물건 등에 접촉한 후 눈이나 코, 입을 만지면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동물에서 인간으로의 감염은 흔치 않지만 감염된 동물의 분비물에 직접적으로 접촉했을 때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독감은 평균 2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나며 갑작스러운 발열과 근육통, 두통 등 전신 증상과 인두통, 마른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다. 발열은 대개 38도 이상으로 급격히 발생하고 심한 탈진을 동반하기도 한다. 전신 증상은 보통 2, 3일 정도 지속되고 회복은 빠른 편이지만 무기력, 피로감, 기침 등의 증상은 몇 주 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겨울철 발생하는 계절성 유행 독감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 25만∼50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예상치 못한 시기에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독감 대유행은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킨다. 1918년 스페인에서 발생한 독감은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 명, 1968년 홍콩독감은 약 100만 명의 사망자를 낳기도 했다. 또 2009년 국내에서도 대유행했던 조류 인플루엔자도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가장 효과적인 대응법, 예방접종


독감에 대한 다양한 치료제가 사용되고 개발되지만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백신을 접종해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사용되는 계절성 독감 백신은 A형 2종과 B형 1종 항원으로 구성된 3가 백신이다. 최근엔 WHO의 권고에 따라 B형을 1종 추가한 4가 백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백신의 효과는 피접종자의 연령 및 기존에 앓고 있는 기저질환, 백신과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일치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백신과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가 맞을 경우 건강한 성인의 백신 예방 효과는 70∼90%이다. 노인의 경우 예방 효과는 30∼40%이지만 입원을 예방하는 데엔 50∼60%의 효과가 있고 사망을 예방하는 데엔 80%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독감 백신은 10월부터 12월까지가 접종 시즌으로 올해는 변종 독감의 유행으로 인해 더 빨리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바이러스 유행 2주 전까지 접종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특히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정란부터 세포 배양까지… 다양해진 독감 백신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독감 백신은 유정란을 이용해 생산된다. 1945년 독감 백신이 처음 사용 허가를 받은 이후 70여 년 동안 유지돼 온 방식이다. 하지만 유정란의 일부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유정란 방식은 1도즈의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보통 1, 2개의 유정란이 필요해 대량의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선 상당한 유정란이 사전에 확보돼야 했다. 유정란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백신이 생산되기까진 6개월여의 시간이 걸리는 문제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세포를 독감 백신 생산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1980년대부터 시작됐고 국내에선 SK케미칼이 올해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세포 배양 방식의 독감 백신은 동물의 세포에서 백신을 생산하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달걀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항생제나 보존제도 투여하지 않는다. 또 균주를 확보한 후 2개월이면 백신 접종이 가능해 신종플루나 홍콩독감 같은 변종 독감이 유행할 때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세포 배양 독감 백신의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김윤경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기존 방식에 비해 더 많은 이들에게 안전한 백신을 접종할 수 있고 공급도 훨씬 안정적”이라며 “한 단계 진보한 백신으로 평가하며 시장 패러다임도 세포 배양 백신으로 넘어올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은 세포 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에 대해 지난해 12월 시판 허가를 받았고 8월부터 공급에 들어갔다.

스카이셀플루는 출시 2주 만에 누적 주문·판매량이 120만 도즈를 돌파하는 등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는 중이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명희 회장은 “달걀알러지나 항생제에 자유롭다는 부분에서 접종자들이 호감을 나타냈으며 주사 접종 시 통증이 덜한 것으로 환자들이 반응을 보였다”고 스카이셀플루에 대해 설명했다. SK케미칼은 스카이셀플루에 이은 세포 배양 4가 독감 백신의 시판 허가를 앞두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선진 해외시장에서 다국적 회사들과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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