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개, 늑대에서 가축으로 길들여져…조상은 중앙아시아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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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0월 20일 14시 29분


인류의 오랜 친구인 개가 늑대에서 가축으로 길들여진 최초의 장소는 어디였을까?

현생인류의 조상이 출원한 동아프리카일까? 농경이 제일 먼저 시작된 중동일까? 아니면 다양한 종류의 개가 번성한 남중국이나 유럽일까?

미국 코넬대를 중심으로 한 국제연구팀의 DNA 추적결과 네팔과 몽골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뉴욕타임스와 BBC가 19일 보도했다. 이날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된 이번 연구결과는 38개국의 개 5000여 마리의 Y염색체와 미토콘드리아 등 3개 DNA를 추적한 결과 그들의 공통조상이 중앙아시아에서 시작됐음을 보여준다는 것. 이번 연구를 주도한 코넬대의 애덤 보이코 박사는 “오늘날 현존하는 개는 모두 대략 1만5000년 전 이 지역에서 출원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개의 DNA에 대한 가장 광범위한 조사다. 161종의 순종 4676마리뿐 아니라 떠돌이 개 549마리도 대상으로 삼았다. 전 세계 10억 마리로 추산되는 개 중에서 75%는 떠돌이 개다.

또 인류의 기원을 추적한 DNA분석기법을 적용했다. Y염색체는 수컷의 기원 추적, 미토콘드리아는 암컷의 기원추적에 쓰이는데 이번 조사결과 암수를 막론하고 그 조상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기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학계에선 개가 1만~3만 년 전 늑대가 가축화했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아왔으나 정확히 언제 어디서 가축화됐는지는 규명되지 못했다. 올해 5월 네이처지는 약 3만5000년 전 시베리아에 살았던 늑대의 갈비뼈 조각 DNA를 분석한 결과 개와 늑대가 갈라진 시점이 약 2만7000년~40,000년 전으로 더 일찍 시작됐을 것이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보이코 박사도 “1만5000년 전이란 시점은 현존하는 개들의 조상이 그때쯤 중앙아시아에서 가축화된 개라는 것일 뿐 다른 지역에서 먼저 가축화된 개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른 지역에서 더 일찍 가축화됐지만 후손을 남기지 못하고 죽은 개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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