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환절기에는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피부의 수분 함량이 10% 이하로 떨어진다. 땀 분비도 줄고, 피부 수분을 유지해주는 피지 분비도 감소하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게 변할 수밖에 없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각질이 일어나고 잔주름이 생기기 십상이다. 특히 평소에도 심한 가려움과 피부 건조증으로 고생하는 건선 환자에게 환절기 날씨는 공포스러울 정도다.
피부과에서는 각종 시술과 마사지 요법으로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느라 바쁘고 경제적 여유가 넉넉하지 않은 사람이 매번 고가의 피부 관리를 받을 수는 없는 상황. 홍진경 차앤박피부과 신촌점 대표원장과 정원순 연세스타피부과 원장, 강남테마피부과 이학규 원장의 도움말로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저렴하고 효과적인 피부관리법’을 알아봤다.
무리한 세안은 그만… 각질 제거 힘써야
환절기 피부 보습 관리의 기본 원칙은 각질층에 수분을 공급하고, 장시간 유지시키는 것이다. 수분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우선 과도한 세안은 피하는 게 좋다.
각질 제거제를 이용해서 일주일에 한 번 각질을 없애는 노력도 필요하다. 피부층에 각질이 오랫동안 쌓여 있으면 아무리 좋은 보습크림이나 에센스도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각질을 제거한 뒤에는 보습력이 좋은 스킨과 로션을 즉시 발라야 한다. 특히 눈썹과 코선을 연결하는 T존 부위에 신경 써야 한다. 이 부위는 유분기가 많은 부분이기 때문에 유분 함량이 많은 보습제보다는 수분과 천연보습 인자가 함유된 크림을 바르는 게 좋다. 입가나 뺨 등에는 영양과 수분을 함께 보충할 수 있는 복합 에센스를 발라야 한다.
여유가 된다면 피부과의 전문적인 관리를 받아도 좋다. 이 시기의 피부 관리는 비타민 공급에 주력한다. 피부의 ‘기초체력’을 기르기 위해서다. 피부과에서는 각질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이나 보습력을 높여주는 라이트 필링을 많이 시술한다.
집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팩을 활용하는 것. 보통 오이, 당근, 키위, 토마토 등 비타민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식품을 활용해 천연팩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천연팩은 분자량이 크기 때문에 피부 속까지 영양소가 침투하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단시간 피부가 촉촉해지는 보습 효과만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시중에 판매하는 마스크팩을 일주일에 1회씩 하는 편이 더 낫다.
같은 제품도 효과 높이려면 사용법 알아야
클렌징 제품, 토너, 크림 등의 사용법을 제대로 알아야 제품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우선 토너 사용법을 익혀야 한다. 토너는 세안 뒤 여성들이 로션 전 단계에 바르는 액체형 화장품으로 건조한 피부에 물기를 공급하고, 화장품이 잘 스며들게 하는 효과를 낸다. 보통 세수를 한 뒤에 방에 있는 토너를 얼굴에 바르는데 이렇게 장소를 이동하는 사이에도 수분 증발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되도록 세수하는 욕실 내에 토너를 비치해두고 사용하는 게 좋다. 토너는 손으로 바르지 말고, 화장솜에 묻혀 얼굴을 닦아내듯 발라야 한다. 단, 알코올이 많이 든 제품은 피부 수분을 많이 빼앗아 당기거나 각질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사용을 피한다.
보습크림을 넉넉하게 바른다고 해서 피부 수분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보습제의 적정량은 500원 동전 크기. 한 번에 듬뿍 바르는 것보다는 여러 차례 나누어 충분히 스며들게 덧바르는 게 효과적이다. 수분크림을 아무리 덧발라도 건조함을 느끼는 사람은 페이스 오일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수분크림을 바른 직후 오일을 한두 방울 손에 덜어 얼굴에 흡수시키면 오일막이 생겨 촉촉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반드시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수분 섭취다. 바르는 화장품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 1.5L의 물을 마시면 각질층의 수분 함유량이 유지된다. 녹차나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이뇨 작용을 촉진하기 때문에 몸 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에는 용이하지만 몸 속 수분도 함께 빠져나가므로 삼가는 게 좋다.
건선 환자에게는 더욱 두려운 환절기
매년 환절기마다 건조함과 가려움 등 때문에 신체적·심리적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피부에 하얀 각질이 덮인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건선 환자들이다. 건선은 병이 나타난 면적과 붉은 정도, 각질의 상태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해 중증과 경증으로 나눈다. 중증 이상 건선 환자는 외모 변화로 인해 심각한 우울증이나 사회적 압박감에 빠지기 십상이다. 건선은 피부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질환을 동반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를 활용한 치료법이 개발돼 건조한 환절기를 두려워하는 건선 환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인 인터루킨-17A 억제제는 최근 국내에서 사용허가를 받았다. 예전 제품들이 75% 이상 호전 효과를 보였다면, 최근에 개발된 인터루킨-17A 억제제는 치료 전에 비해 90% 이상 호전된 상태를 목표로 한 치료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