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에 구멍이 송송? 국제연구진, 신개념 ‘다공성 액체’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5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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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구진이 구멍이 많이 뚫려 있는 ‘다공성 액체’를 처음으로 개발했다. 고체 형태의 기존 다공성 물질보다 성능이 뛰어나 촉매나 이산화탄소 포집 등 다양한 분야에 활발히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스튜어트 제임스 캐나다 퀸즈대 화학및화학공학부 교수가 이끈 국제공동연구진은 새장 같은 구조의 ‘우리 분자(Cage molecule)’ 물질을 이용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능성 액체를 개발했다고 ‘네이처’ 12일 자에 발표했다.

다공성 물질은 표면적이 넓어 화학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점 때문에 촉매나 가스 포집물질 등으로 활용도가 높다. 지금까지 ‘제올라이트’ 같은 다공성 고체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행됐지만 유동성이 없어 활용이 한정적이었다. 액체 다공성 물질은 다른 물질을 녹이는 용매로도 쓸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연구진은 분자들끼리 결합해 구멍을 막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 분자에 고리 형태의 탄화수소를 부착했다. 분자 간의 상호작용이 줄어들자 우리 안의 공간이 영구적인 빈 공간으로 남아 다공성 형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물질은 녹는점이 180도로 높기 때문에 상온에서는 고체 형태로 존재한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특정 유기용매(15-크라운-5)에 녹이는 과정을 거쳐 상온에서도 액체 형태인 기능성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의 가스 포집 능력이 다공성 고체 물질보다 뛰어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구멍 사이에 있던 공기가 배출되면서 발생하는 기포 때문에 가스가 들어섰다는 사실을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제임스 교수는 “다공성 액체는 튜브를 이용한 공정이나 표면을 얇게 코팅하는 공정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보다 사용범위가 넓다”며 “추가 연구를 진행하면 기존엔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화학공정이 개발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기자 yskwon@donga.com
#신기술#과학#다공성 액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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