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바다 내음 가득한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2013년 1월 한국의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를 하늘로 쏘아 올린 이후 2년간 이곳은 한국형 발사체가 탄생할 ‘우주 공장’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발사체의 꽃’으로 불리는 한국형 발사체 엔진도 이곳에서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이날 엔진 개발에 필수적인 3개 실험 시설(고공·지상·3단 엔진 연소 시험 설비) 준공식도 열렸다. 한영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엔진시험평가팀장은 “엔진 부품을 개발해 놓고도 시험 시설이 없어 해외를 전전하던 설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며 감회에 젖었다.
나로우주센터 한가운데에는 높이 52m의 거대한 회색 건물인 엔진 고공 연소 시험 설비가 자리 잡았다. 여기서는 한국형 발사체 1, 2단에 들어가는 75t급 엔진이 우주의 극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한다. 이보다 조금 낮은 43m 높이 건물은 지상 연소 시험 설비다. 75t급 엔진이 지상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한국형 발사체 3단에 들어갈 7t급 엔진은 3단 엔진 연소 시험 설비에서 완성된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우주 발사체는 비상 착륙이나 급제동이 없고 사소한 결함으로 발사체 전체가 폭발하는 만큼 신뢰도가 높은 부품과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며 “이번에 완공한 시험 설비에서 75t급 엔진은 160회, 7t급 엔진은 220회가 넘는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진 개발도 순항 중이다. 9일에는 7t급 엔진이 ‘마의 100초’로 불리는 연소 시험을 처음 통과했다. 7월 2초에 불과했던 연소 시간을 5개월 만에 100초까지 늘렸다. 한 팀장은 “100초 동안 연소가 안정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은 엔진의 내구성이 확보됐다는 뜻”이라며 “연료를 500초 동안 태워야 하는 실제 발사에서 엔진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75t급 엔진은 내년 6월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달 말까지 엔진 조립을 마치고 내년 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연소 시험에 돌입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9년 75t급 엔진 4기를 묶어 한국형 발사체를 쏘아 올리고, 발사에 성공할 경우 2020년 한국형 발사체에 달 궤도선과 탐사선을 실어 달 탐사에도 나설 방침이다. 준공식에 참석한 이석준 미래부 1차관은 “항공우주산업은 비용 편익 분석으로 따질 수 없는 ‘애국 산업’”이라며 “발사체 개발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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