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한 번으로 최대 11년치 방사선에 노출될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1일 03시 00분


서울의료원 김무영 교수팀 분석
가슴 X선 등 ‘기본 검진’만으로도, 연평균 방사선 노출량의 70% 노출
CT가 72% 차지… 대학병원 높은편

종합 건강검진을 받는 과정에서 가슴 X선 촬영 같은 ‘기본 검진 항목’만으로도 한국인의 연평균 방사선 노출량의 70% 정도 되는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료원 김무영 교수(가정의학) 연구팀이 20일 전국 296개 건강 검진기관의 검진 항목별 방사선 노출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본 검진 항목만으로도 평균 2.49mSv(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연평균 방사선 노출량은 3.6mSv다.

컴퓨터단층촬영(CT)과 양전자단층촬영(PET)같이 방사선 노출이 많은 검진을 받을 경우 평균 방사선 노출량은 약 14.82mSv까지 올라갔다. 선택 검진 항목까지 포함할 경우 평균 방사선 노출량이 30mSv 이상 되는 검진기관도 31곳(10.5%)이나 됐다.

또 모든 검진을 다 받을 경우 최대 방사선 노출량이 40.1mSv로 한국인 연평균 방사선 노출량 기준으로 11년 치에 이르는 검진기관도 있었다.

방사선 노출량이 가장 많은 검사는 CT였다. 연구팀은 전체 노출량에서 CT가 차지하는 비중이 72%로 가장 높았고, 조영술(16%), PET(9%), X선 촬영(3%) 순이었다고 밝혔다.

또 대학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이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평균 노출량에서 대학병원 21.63mSv, 검진 전문 의료기관 19.75mSv,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16.61mSv 순이었기 때문이다. 대형병원이거나 검진에 특화된 병원일수록 다른 곳보다 CT와 PET 검사를 다양한 종류의 검진에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 관계자는 “CT와 PET의 경우 효용성 등을 꼼꼼히 따져 진행하는 검진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며 “과도한 CT와 PET 검사는 방사선 노출 문제뿐 아니라 비용 등으로 인한 환자 부담도 커진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건강검진#방사선#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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