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슈퍼 엘니뇨의 기세가 꺾이지 않아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고온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가운데 엘니뇨 다음 발생할 라니냐에 대비해야한다며 월스트리트저널이 23일 인터넷판으로 “겨울이 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겨울이 오고 있다”는 올해 에미상 12개 부분을 석권한 HBO의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추위와 함께 몰아닥칠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라는 경고성 인사말이다.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로 태평양 서쪽 수온이 상승하면서 발생하는 이상 기상현상을 말한다.
엘니뇨가 크리스마스경 시작된다고 해서 스페인어로 아기예수를 뜻하는 ‘그 아기’에서 따온 용어인데다 부활절을 전후한 3,4월에 시작돼 그 여동생이란 뜻의 스페인어 라니냐를 붙인 것이다. 엘니뇨가 발생한 뒤 반드시 라니냐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기상청의 조사결과 엘니뇨가 15번 발생하면 그중 11번은 라니냐가 수반됐다.
일본과 호주의 기상전문가들은 “올해 엘니뇨가 1997~98년 이래 가징 강력한데다 내년 6월까지 1년 반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역시 슈퍼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농산물시장에선 엘리뇨 보다 라니냐가 훨씬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남미 대륙과 미국 곡창지대에 가뭄이 들고 동남아와 호주지역에선 사이클론이 많이 발생해 농작물 수확이 크게 줄어든다. 이로 인해 콩과 옥수수, 밀, 면화, 커피 같은 작물 가격이 크게 오르게 된다. 반면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 타격받은 농산물이 설탕, 팜유, 낙농제품이다. 실제 2010년 라니냐가 발생했을 때 시카고상품시장에서 설탕가격이 67%, 콩은 39%가 상승하며 전반적 농산물 가격이 21%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한국을 포함한 북태평양 지역 국가들에겐 추운 겨울이 찾아오기 때문에 연료비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 올해 슈퍼 엘니뇨가 지구촌 평균기온을 3.6℃이상 상승시킨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에 내년 라니냐는 오뉴월 서리를 내리게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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