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으면 의사는 ‘늦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 몸은 앞으로 나타날 질병을 진작부터 경고하고 있다. 우리가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을 뿐이다. 이 같은 몸의 목소리를 민감하게 듣기 힘들다면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혈액검사만 해보면 당뇨병으로 발전하기 이전 단계인 ‘당뇨 전 단계’인지까지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이 단계에서 잘만 관리하면 당뇨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혈액검사는 다양한 정보를 준다. 주로 정맥에서 혈액을 채취하지만 간혹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으면 동맥의 혈액으로 몸의 산소포화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혈액검사는 전반적인 몸 상태뿐 아니라 특정 효소의 수치를 파악해 어떤 장기에 이상이 있는지 알려준다. 8시간 이상의 금식이 필요할 경우 껌을 씹는 것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비뇨기 계통과 신장 상태를 알려주는 소변검사는 아침 첫 소변이 가장 정확하다. 무엇보다 중간소변을 받아야 한다. 정수기 입구가 더러우면 첫 물은 버리고 다시 받는 것처럼 피부에 상주하는 균이 소변에 섞이게 되면 몸 안에 균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불필요한 추가 검사를 할 수도 있다.
흔히 기생충 검사로 알려져 그동안 소홀히 여겨진 대변검사는 사실 육안으로 보기 힘든 위장관의 미세한 출혈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소화기 질병뿐 아니라 암까지 예견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특히 변을 세 군데 이상에서 떼서 검사통에 넣어야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대변에서 출혈이 관찰되면 혈액 검사의 혈색소 수치가 떨어지고, 소변에서 염증 소견이 보이면 혈액검사에서 감염을 나타내는 백혈구 수치가 올라간다. 이 같은 검사 결과를 종합해서 살펴야 제대로 우리 몸 상태를 알 수 있다.
국제질병분류에 따르면 인간의 질병은 무려 8000여 가지나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몸의 이상을 통해 질병의 원인을 진단하는 것은 미로의 출구를 찾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건강검진이라는 ‘나침반’을 잘 활용하면 큰 문제 없이 건강 100세 시대를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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