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간호사의 병원 제대로 알기]독감 유행… 손씻기-재채기 에티켓 필요한 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8일 03시 00분


김현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중환자실 책임간호사
김현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중환자실 책임간호사
겨울이 되니 감기 걸린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독감 유행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우리를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도 호흡기 질환이었다. 따라서 어느 때보다 손 씻기와 재채기에 대한 예의가 필요한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르스 사태 당시 옆 사람이 기침만 해도 사람들은 놀라서 피하곤 했다. 마스크를 쓰는 게 일상이 되면서 전국의 마스크가 모조리 팔리는 일도 벌어졌다. 실제로 사람이 재채기를 할 때 10만여 개의 침방울이 시속 140km의 속도로 3m 이상 날아갈 수 있을 뿐 아니라, 5분 내에 같은 공간의 사람 100여 명에게 질병을 옮길 수 있다. 기침이 심할 경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 마스크가 없다면 반드시 입과 코를 가리고 재채기를 해야 한다.

물론 사람을 피해 기침과 재채기를 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기침과 재채기를 통해 몸 밖으로 나온 세균은 우리 손이 닿는 어느 곳에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세균은 사람이나 물건이 매개체가 돼 옮겨 다닌다. 주요 전파 매개체는 사람의 손이다. 손 하나당 약 6만 마리의 세균이 있다. 병원에서 만난 환자에게 씻지 않은 손으로 악수를 청할 경우, 그 손이 때로는 환자의 건강을 심하게 해칠 수도 있다. 실제 손 씻기만으로 세균의 98%를 없앨 수 있고 감염성 질환을 70% 이상 예방할 수 있다.

신종플루 유행 당시 손 씻기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손 씻기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재채기 에티켓이 일반화되면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는 등 주의를 기울였다. 하지만 요즘 그 중요성을 다시 잊어버린 것 같다.

실제로 중환자실 면회 전 마스크를 제공하고 손 세정제 또는 소독제를 주거나 세면대로 안내하지만,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손을 씻지 않은 채 면회하려고 하는 보호자나 방문객을 종종 본다. 심지어 손을 씻지 않고 환자를 만지려는 보호자를 저지했더니, 그 사람이 “왜 내 가족도 내 마음대로 못 만지게 하느냐”며 심하게 항의한 적도 있다. 하지만 손을 씻지 않고 환자를 만지는 건 앞서 설명했듯이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다.

질병으로부터 자신과 소중한 이들을 지키는 방법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사소한 손 씻기나 기침 에티켓을 지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우리는 메르스로 많은 것을 잃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부터 지키도록 하자.

김현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중환자실 책임간호사
#독감#손씻기#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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