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사진)은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ETRI의 미래 비전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의 혁신가(Innovator), 삶의 가치를 높이는 행복 창조가(Creator)’를 내세웠다. 지난 40년 동안 ICT 산업을 선도하고 신성장 동력을 창출한 데 그치지 않고, 공공기관으로서 ‘ICT 복지’를 실현하는 데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이다.
그는 과거 ETRI와 함께 국내 ICT 발전을 이끌었던 기업들이 이제는 ETRI보다 연구개발 인력과 자원이 풍부해 ETRI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됐다는 점이 혁신의 전환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경제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도 창의성 높은 ICT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가 이동통신의 맹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ETRI가 5세대(5G) 표준 후보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6G, 7G에 대한 기초원천 연구도 함께 진행해 기술을 선도하려고 합니다. 지능화 사회를 대비해 인공지능 기반 기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원장은 ETRI가 짊어진 사회적 책임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국민 편의를 도모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ETRI는 2014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싱크홀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융합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또 “ICT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누구나 문화 체험을 공유할 수 있는 실감형 소프트웨어(SW)와 콘텐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며 “지팡이에 ICT를 접목하는 등 장애인을 위한 기술 개발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ETRI가 보유한 국제특허는 6000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국제표준특허는 600건을 넘는다. 건당 1000만 달러(약 120억 원)로 평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7조 원을 훌쩍 넘는 셈이다. 이 원장은 “ICT 발전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인간의 행복”이라며 “사람을 위한 ICT를 추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특허와 이익이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