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생중계 23만 동시접속… 국가대표 응원하듯 “李 파이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0일 03시 00분


[이세돌 vs 알파고 ‘세기의 대국’] 9일 하루는 ‘바둑의 날’
공개해설장 수백명 몰려… 근무중 짬짬이 스마트폰 관람도
패배 확정되자 “섬뜩” “충격”… 인공지능 관련株 주가 급등

9일 인류 대표로 나선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첫 대국에서 패배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이날 하루만큼은 바둑이 ‘국민스포츠’로 부활했다.

대국 시작 전까지는 전국이 축제 분위기였다. 관심은 ‘세기의 대결’로 불리는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 쏠렸다. 대결이 벌어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공개 해설 현장에는 바둑 팬 수백 명이 몰렸다. 서울 종로구 한 소극장에서는 대국 생중계와 함께 인공지능과 인문학을 주제로 강연이 열렸다.

평소 바둑에 관심이 없었던 이들까지 TV와 인터넷 중계를 통해 ‘인간과 컴퓨터의 두뇌 싸움’을 지켜봤다. 이날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는 생중계 동시 접속자만 23만 명에 이르렀다. 실시간 중계를 본 누리꾼들은 “바둑 중계에 수십만 명이 넘는 접속자는 처음”, “바둑 규칙은 잘 모르지만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 자체가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내내 ‘이세돌’ ‘알파고’ 등의 단어가 포털 실시간 검색어 최상위권에 올랐다. 회사원 김주형 씨(32)는 “근무 중 스마트폰으로 생중계를 봤다. 손에 땀이 났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이날 대결에 주목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인 원유철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정치인들이 이 9단을 격려하기 위해 포시즌스호텔을 찾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인류는 컴퓨터와 대결하는데 (우리) 정치는 낡았다”고 말했다.

축제 같은 분위기는 경기가 진행되면서 “진짜 사람이 두는 것 같다”는 놀라움으로 바뀌었고, 이 9단이 패배하자 ‘충격적’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게시판에는 “기분 나쁘다” “무섭다” 등의 반응이 10분당 수백 건씩 올라왔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인류를 멸망시키려 전쟁을 일으킨 인공지능 컴퓨터 ‘스카이넷’을 거론하거나 미국 록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Rage Against The Machine·기계에 대한 분노)의 노래를 틀자고 주장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이날 증권시장에서는 인공지능 관련주의 주가가 급등했다. 9일 코스닥시장에서 AI 관련주인 디에스티로봇의 주가는 전날보다 7.82% 급등한 5930원에 마감됐다. 유진로봇 주가도 1.93% 오른 501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협력사인 엔비디아의 기술이 알파고에 적용됐다는 소식에 제이씨현시스템의 주가는 5.27% 상승한 6990원으로 올랐다.

김윤종 zozo@donga.com·김호경 기자    
#이세돌#알파고#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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