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의 일종인 O2O는 정보 유통 비용이 저렴한 온라인과 실제 소비가 일어나는 오프라인 상점을 연결하는 데서 시작했다. 현재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온라인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문하고, 오프라인에서 소비하는 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치킨을 시켜 먹고, 차를 세차하고, 택시를 부르는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하는 것들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는 것.
국내도 다양한 O2O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이번에 살펴볼 '여기어때'와 '야놀자'는 중소형 숙박업 분야의 O2O 서비스다. 한마디로 모텔을 스마트폰에서 터치 몇 번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국내 대표 숙박 O2O 서비스인 여기어때와 야놀자를 앱 경험 중심으로 살펴봤다.
서비스 규모
먼저 서비스 규모부터 알아보자. 모텔은 전국 어디를 가나 흔히 볼 수 있다. 2015년 기준으로 국내 모텔 수는 3만여 개 정도로 객실 수만 따지면 특급호텔의 10배 규모다. 이중 여기어때와 제휴한 곳은 4061개이며, 수도권만 따지면 1519개다. 야놀자는 3060개로 수도권은 1343개다. 2016년 3월 31일 양사 웹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한 수치다.
야놀자는 모텔뿐만 아니라 펜션, 게스트 하우스까지 다양하게 제휴를 하고 있다. 이를 포함하면 7700여개라고 야놀자는 밝히고 있다. 또한 위 제휴점 조사는 홈페이지 기준이다. 야놀자측은 홈페이지는 바로예약 제휴점 숫자가 제외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합치면, 모텔 제휴점은 3900여개라고 한다.
순이용자 수는 닐슨코리아클릭 2016년 1월 기준으로 여기어때 69만, 야놀자 59만이다. 하루 평균 여기어때 2만 2000여 명, 야놀자 1만 9000여 명 정도된다. 생각외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
회원 가입
여기어때와 야놀자 각각 회원 가입을 해봤다. 여기어때는 간편 로그인을 지원한다. 카카오톡, 네이버, 페이스북 계정만 있음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이메일 회원가입도 제공한다. 이메일, 비밀번호, 닉네임만 가입하면 끝이다. 민감한 개인정보 요구는 없다.
다만 포인트몰과 여기톡 등을 이용하려면 본인인증을 해야 한다. 이메일 가입, 간편 로그인 모두 해당된다. 포인트몰, 여기톡 등 회원들간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 영역에서만 본인인증을 받고 있다. 포인트몰이나 여기톡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본인인증을 하지 않더라도 서비스 이용에 따른 제약은 없다. 본인인증 없이 모텔 이용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야놀자는 여기어때처럼 다양한 로그인을 지원하지 않는다. 무조건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회원 가입 시 요구하는 정보는 여기어때와 차이나지 않는다. 이메일, 닉네임,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다만, 야놀자는 무조건 본인인증을 해야 회원가입을 할 수 있다. 이는 풍선존 운영 때문이다. 풍선 마일리지를 쌓기 위해서는 제휴점에서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가입 시 본인인증을 받고 있다.
첫 화면
사이트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첫 화면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는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스마트폰처럼 작은 화면은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없으므로 고려해야 할 것이 더 많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쉽고 빠르게 찾아 이동할 수 있어야 할 터.
먼저 회원가입 후 여기어때에 로그인했다. 첫 화면에 5개의 메뉴가 나온다. 대실예약, 숙박예약, 지역추천, 신축/리모델링과 내주변 보러가기 등이다. 대실, 숙박 등 목적에 맞게 모텔을 확인할 수 있다.
대실예약 메뉴를 터치해 보니 모텔 리스트가 뜬다. 현재 내 위치 기준으로 숙박할 수 있는 모텔이 거리순으로 정렬되어 있는데, 이용 가능 시간과 함께 최저 대실비용도 함께 표기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야놀자는 여기어때와 전혀 다르게 첫 화면을 구성했다. 앱을 실행하면, 현재 내 위치 기준으로 가까운 거리의 모텔을 보여준다. 빠르게 근처 모텔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별도의 내주변 메뉴가 마련되어 있다 보니 화면 형태만 다를 뿐 메뉴가 중복된 느낌이다. 다소 희안한 건 기능상 똑같은 메뉴처럼 보이는데, 홈과 내주변의 모텔 결과는 약간 차이가 난다는 것.
게다가 큰 이미지를 사용했음에도 모텔 이름과 거리 정보만 제공하고 있다. 여기어때처럼 이용 가능 시간이나 비용 등 모텔 이용에 좀 더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내주변
여기어때와 야놀자 모두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모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내주변'이라는 별도의 메뉴가 존재한다.
여기어때의 내주변 메뉴는 크게 전체와 바로예약으로 나뉜다. 바로예약은 앱 안에서 예약 후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는 모텔을 말한다. 좀 더 편하게 모텔을 이용할 수 있다. 전체는 바로예약을 지원하지 않은 숙박업소까지 모두 보여 준다. 바로예약 안에서도 숙박예약과 대실예약으로 나누어서 모텔을 찾아준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보기 설정'이다. 범위, 정렬, 테마 등 3가지 설정을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정렬을 거리순이 아닌 '요금 낮은 순', '요금 높은 순'으로 변경할 수 있다. 모텔 이용에 있어 요금은 중요한 선택 조건이라 할 수 있다. 프리미엄 공간을 마련해 상위노출을 광고로 판매하는 것이 주요 수익임에도 고객의 편의를 위해 요금 순 정렬을 제공하고 있는 것.
야놀자의 내주변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게 거리 순으로 모텔 리스트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별도의 '정렬 기준 선택' 메뉴가 제공된다. 이곳에서 숙소특징, 숙소테마, 가격 범위 등을 설정해 모텔 정렬 기준을 변경할 수 있다.
검색
요즘 모텔은 숙박을 목적으로만 이용하지 않는다. 휴식 공간, 놀이 공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렇게 원하는 형태의 모텔을 찾기 위해서는 검색 기능을 활용해야 한다. 물론 원하는 지역의 모텔을 찾기 위해서도 검색이 이용된다.
여기어때의 검색 기능은 지역별, 역주변, 조건별 등으로 나누어 찾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서울에서 마라도까지 전국의 제휴점을 지역별로 확인할 수 있으며, 지하철 및 전철 등의 역 주변 중심으로도 어떤 모텔을 이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조건별은 원하는 형태의 모텔을 찾을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친구들이랑 파티를 즐기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면, 테마에서 파티룸을 선택해 검색하면 된다. 노래방, 당구대, 수영장 등 다양한 테마가 제공되며, 중복 선택도 할 수 있다. 테마는 앞서 이야기한 '내주변'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야놀자의 검색은 여기어때와 비교하면 단순하게 만들어져 있다. 키워드 입력이 전부다. 지역이나 테마를 입력하면 된다. 2개의 키워드를 함께 입력하는 것은 되지 않는다. 즉 서울 강남 지역의 파티룸을 검색할 수는 없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위치지정 기능이 있어 서울 강남으로 위치를 지정한 후 검색에서 파티룸을 찾으면 된다. 다소 불편하고 직관적이지는 않다.
지역별, 역주변 모텔 정보 또한 야놀자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지역'이라는 별도의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제 과정
여기어때와 야놀자 모두 앱에서 예약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인터넷에서 험난한 결제 과정을 오랫동안 겪었지만, 최근 스마트폰 덕에 결제 과정이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여기어때와 야놀자에서 직접 방을 결제해보니, 예약 과정은 다소 차이가 났다.
여기어때는 원하는 모텔을 선택한 후 1. 예약하기를 터치, 2. 객실 선택 및 예약자 정보 입력, 3 예약자 정보 확인 과정을 거친 후 비로소 결제 화면으로 넘어갔다. 신용카드, 휴대폰결제, 카카오페이 등으로 결제할 수 있다.
하지만 야놀자는 1. 바로예약 버튼을 터치하니, 2. 야놀자 바로예약 앱 이동 후 객실선택, 3. 예약하기 클릭, 4. 예약자 정보 입력, 5. 예약자 정보 확인의 과정으로 진행됐다. 결제 수단은 여기어때보다 좀 더 다양하다. 신용카드, 휴대폰결제, 페이코, 카카오페이, 계좌이체, 페이나우 등을 쓸 수 있다.
예약 과정에서의 이런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여기어때는 앱 내에서 예약과 결제가 모두 진행된다. 하지만 야놀자는 바로예약 앱이 별도로 존재한다 야놀자에서 예약 버튼을 누르면, 바로예약 앱으로 전환해 예약이 진행되다 보니 여기어때보다 예약 단계가 더 많은 5단계를 거치게 되는 것. 좀 더 번거롭다.
이상한 점은 야놀자와 야놀자 바로예약 앱의 가격 정책이다. 야놀자 바로예약 앱의 객실 단가가 야놀자보다 더 높은 객실이 있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쁠랑의 경우 야놀자는 숙박 5만 5000원, 야놀자 바로예약은 5만 9000원이다. 쁠랑 스카이, 쁠랑 스위트, 쁠랑 산토리니 등도 야놀자 바로예약이 4000원 더 비싸다.
이는 신용카드 결제로 인한 수수료 때문에 바로예약의 경우 더 비싸게 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모든 객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로선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으면 바로예약 시 비용을 더 지급하고 이용하게 된다.
프라이버시
모텔 이용이 나쁜 짓은 아니지만, 개인 프라이버시와 밀접하다 보니 다른 이에게 알려지고 싶지 않다. 여기어때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기능을 별도로 제공한다. '더보기 > 프라이버시 보호'에서 최근 검색어, 찜한 모텔, 메시지함, 예약내역 등을 모두 삭제할 수 있다. 앱 잠금 기능도 지원한다. '더보기 > 설정 > 잠금설정'에서 할 수 있다.
야놀자는 최근 검색어 삭제 기능을 제공하며, 앱 잠금 기능 또한 설정에서 켤 수 있다.
총평
여기어때와 야놀자는 국내 1, 2위 숙박 O2O 서비스다. 야놀자는 2011년에 앱이 출시되었으며, 여기어때는 2014년에 나왔다. 앱 내용만 살펴보는 단순 비교였지만,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여기어때가 확실히 사용하기 편했다. 뒤늦게 숙박 O2O에 뛰어든 여기어때이지만, 현재는 야놀자를 위협할만큼 빠르게 성장했다. 짧은 기간 이런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이유. 앱만 살펴봐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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