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PC 케이스에 돈을 쓸 이유가 있나요?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4월 6일 15시 11분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조립PC의 구매를 준비하는 분입니다. 대략적인 사양 결정은 된 것 같은데 PC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케이스의 선택에 고민이 있으시군요. 저렴한 보급형 제품과 이른바 프리미엄급 제품 사이에서 고민을 하시는 것 같은데, 이번 기회에 관련한 이야기를 풀고자 합니다. arethxx님이 보내주신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제가 큰맘 먹고 새 PC를 장만하려고 합니다. 지금 3년전에 산 대기업 PC를 쓰고 있는데 도대체 돌아가는 게임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립PC로 정했습니다.

게임용으로 여기저기 견적 문의를 해봤는데 아래 사양이 가장 맘에 듭니다.

CPU: 인텔 코어 i7-6세대 6700K (스카이레이크)
RAM: G.SKILL DDR4 16G PC4-25600 CL16 TRIDENT Z (8Gx2)
메인보드: MSI Z170 KRAIT GAMING
VGA: ZOTAC 지포스 GTX970 D5 4GB
SSD: Sandisk Z400s (128GB)
HDD: WD 1TB BLUE WD10EZEX (SATA3/7200/64M)
파워: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600W +12V Single Rail 85+

이 정도면 최소 3~4년 정도는 불만 없이 쓸 사양인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못 정한 게 케이스 입니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다오테크 Alu-200 Black USB 3.0이랑 Fractal Design Define S입니다. 둘 다 타워형이고 디자인은 비슷한데, 다오테크 제품은 3만원 정도 하고 프랙탈 디자인 제품은 10만원 좀 넘으니 제법 차이가 나죠.

제가 주변에 물어보니 저 정도 사양이면 케이스도 비싼 거 쓰는게 좋다는 소리도 있고, 케이스는 그냥 껍데기인데 아무거나 써도 상관 없다는 소리도 하니 좀 혼란스럽네요. 언제나처럼 정확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위쪽 사양에서 호환성 문제나 밸런스 문제가 있는지도 알고 싶네요. 고개 숙여 부탁드립니다! (꾸벅)

다오테크 Alu-200 Black USB 3.0과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 S (출처 = IT동아)
다오테크 Alu-200 Black USB 3.0과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 S (출처 = IT동아)


PC 케이스 추천, 의외로 어려운 문제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사실 PC 케이스라는게 취향을 많이 탑니다. 단순히 디자인에 대한 선호 외에도 PC를 다루는 방법이라던가 사용환경, 그리고 내부 구성의 방향성 등에 따라 같은 케이스라도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다는 의미죠. 일단 고려하신다는 두가지(다오테크, 프랙탈 디자인) 케이스 모두 미들타워 규격인 만큼, 위 사양의 부품들을 모두 달고 정상적으로 쓰는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그냥 저렴한 다오테크 제품을 사면 되는 건가? 할 수도 있는데, 사실 비싼 케이스는 비싼 대로 다 쓰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선뜻 말씀드리기 힘드네요. 어디서 견적을 받으셨는지는 몰라도, 구성하신다는 PC 사양을 보니 상당히 고사양인데다 제법 매니아적인 성격도 보이니까요.

일단 코어 i7-6700K CPU와 MSI Z170 KRAIT GAMING 메인보드, 그리고 지스킬 트라이던트Z 메모리의 조합은 척 봐도 오버클러킹 대응용입니다. 코어 i7-6700K와 같이 모델명이 K로 끝나는 CPU는 오버클러킹 제한이 풀린 제품이고, Z170 계열 메인보드 역시 그에 관한 부가기능을 다수 지원하는 상위급 라인업이니까요. 특히 이 메인보드는 복수의 그래픽카드를 꽂아 성능을 높이는 SLI(지포스용)나 크로스파이어(라데온용) 모드까지 지원하네요. 지스킬 메모리 역시 주로 튜닝용으로 많이 쓰고요.

확장성, 냉각 성능 면에서 확실한 이점이 있는 고급형 케이스

만약 이 사양을 유지하면서 나중에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나 수냉식 쿨러 업그레이드 같은 추가적인 커스터마이즈까지 생각한다면 프랙탈 디자인 제품을 추천합니다. 일단 고급형 제품이다보니 내부가 더 넓고, 추가적인 업그레이드에 대한 대응도 좀 더 잘 되어있습니다. 이를테면 그래픽카드를 꽂는 공간의 길이가 다오테크 제품은 245(상단)mm / 350(하단)mm 정도이지만 프랙탈 디자인 제품은 450mm에 이릅니다. 둘 다 지포스 GTX 970 정도를 꽂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최상위급 그래픽카드(지포스 GTX 980Ti, 라데온 R9 390X 등) 중에는 길이가 30cm를 넘는 것도 제법 있습니다.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 S의 내부 (출처 = 프랙탈 디자인)
프랙탈 디자인 디파인 S의 내부 (출처 = 프랙탈 디자인)


그리고 프랙탈 디자인 제품의 경우는 SSD나 HDD도 더 많이 달 수 있고, 수냉쿨러 장착용 공간까지 따로 마련되어 있는 등, 확실히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나 냉각 성능 보강에 대한 대응이 되어있습니다. 저 많은 확장 기능을 전부 이용할 만한 사용자는 그다지 많지 않겠습니다만, 호기심이 많은 매니아라면 아무래도 저런 사항에 대한 대응이 가능한 케이스를 마련하는게 어울립니다. 그리고 이런 고급형 케이스가 상대적으로 무거운 대신 튼튼한 경우가 많아서 내구성 면에서도 이점이 있고요. 다만, 케이스에 10만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건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고급 사용자 아니라면 보급형 케이스로도 충분히 쓸 만


다만, 질문자님께서 위 정도 수준의 활용능력을 가진 매니아가 아니라면 다오테크 제품이 더 잘 어울릴 수도 있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일단 지금 정한 사양의 하드웨어 구성품들을 모두 장착해서 정상적으로 구동하는 것 자체는 보급형 케이스도 그다지 문제가 없기 때문이죠. 특히 다오테크 Alu-200 Black USB 3.0는 사이드패널에 소음 저감용 방진재를 적용하고, SSD 탑재 전용 공간을 마련하는 등, 보급형 치고는 제법 구성이 충실합니다. 무엇보다 3만원 근처의 저렴한 가격이 매력적이죠.

다오테크 Alu-200 Black USB 3.0의 내부 (출처 = 다오테크)
다오테크 Alu-200 Black USB 3.0의 내부 (출처 = 다오테크)


그리고, 오버클러킹이나 향후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를 그다지 고려하고 있지 않는 상태라면 다른 구성품의 사양 역시 약간 하향조정을 해서 비용을 아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무리 고성능 하드웨어라도 그 기능을 제대로 활용 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본전’ 생각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오테크 케이스 외에 일단 CPU를 코어 i7-6700K에서 코어 i5-6600 정도로 낮추고, 메인보드는 Z170 계열보다 저렴한 B150 계열로 하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메모리도 튜닝용이 아닌 일반 제품으로 선택하는 것도 고려할 만 하고요. 이 정도만 해도 거의 30~40만원 가량의 비용이 절감되면서 게임 성능의 저하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겁니다. 물론 오버클러킹 능력이나 향후 사양 업그레이드 가능성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겠지만, 매니아가 아닌 일반 사용자라면 크게 체감할 정도는 아닐 것 같습니다. 물론 선택은 질문자님의 몫이겠죠. 제가 질문자님의 PC 활용 능력을 파악할 수 없으니 이런 답변을 드릴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양해 바랍니다.

내용 요약

그럼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1. PC 케이스의 선택은 내부 하드웨어의 구성, 사용자의 활용 능력에 따라 정답이 다르다.
2. 고급형 케이스는 보급형 케이스에 비해 확장성이나 냉각 능력 등의 면에서 확실한 이점이 있다.
3. 다만, 하드웨어 활용 능력이 높지 않다면 보급형 케이스를 선택해 비용을 아끼는 것이 낫다.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 관련 지식이 많은 매니아라면 코웃음이 나올 수 있는 내용입니다만, 저희 독자 분들 중에는 의외로 이런 구매 가이드를 요청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정보를 많이 공유할 예정이니 주저 없이 문의를 주시길 바랍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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