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산동에 있는 한 회의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가 출시한 '거신전기'를 플레이해보고 개발사가 궁금하여 불쑥 찾아갔다.
아니나다를까, 출시된 지 얼마 안 되어서인지 '거신전기'를 개발한 스노우폴 게임즈의 공동대표인 이건중, 주민석 대표는 매우 피곤한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루 2시간만 자고 개발에 매진한다는 두 대표. 인터뷰 요청에 급히 씻고 꾸몄다고 했지만 눈 밑의 다크서클을 감추기엔 역부족이었다.
"많이 고되고 힘들긴 하죠. 하지만 개발하는 것 자체가 게이머분들과의 만남 아니겠습니까. 새로운 콘텐츠를 쉴 새 없이 개발하는 지금의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습니다"
이건중 대표는 일이 몰려드는 현재의 상황을 '즐겁다'고 표현했다. 직접 게이머들과의 접점을 통해 게임을 수정해나가는 작업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는 것. 출시 날짜도 정해지지 않은 체 개발에 몰두할 때보다는 현재처럼 매일 커뮤니티를 방문하면서 고쳐야 할 점을 체크하고 우선순위를 잡아 진행하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다고 했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와도 출시 전까지 엄청나게 많은 토론을 벌였어요. 거신의 활용, 밸런스, 부분유료화 아이템들에 대한 견해 차이까지..그렇게 서로 격론을 벌이다가도 회의가 끝나면 같이 웃으며 식사하러 가고 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게임이 출시된 지금은 급격하게 순위를 올린다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서비스하면서 좋은 콘텐츠로 꾸준히 사랑받는 게임이 되도록 만들어가고 싶어요"
현재 '거신전기'의 매출순위는 안드로이드 기준으로 30위 권. 첫째 주에 70위권에서 20위권으로 부쩍 오른 뒤에 조금 누그러져 30위권에서 안정세를 찾는 모양새다. 주민석 대표는 이에 대해 "좋은 콘텐츠로 꾸준히 업데이트를 하고 게이머분들의 의견을 받아 수정하다 보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거신전기'는 뭐니 뭐니해도 '거신'이죠. 게임을 하면서 '무언가를 탄다는 것'은 하나의 로망이었고 킬러 콘텐츠 아니었겠습니까. 저희는 단순히 타는 것보다는 타고 싸우는 것을 택했지요. 그런 부분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도 좋고요"
현재 '거신전기'에 등장하는 거신은 총 5종류. 당연하게도 거신마다 고유의 특성들이 존재한다. '래서'는 크리티컬이 잘 터지고 자동사냥에 훌륭하기 때문에 편하게 게임을 즐기시려는 분들에게 적합하며, '카발리에'는 캐릭터를 조작하면서 극딜을 하려는 분들에게 어울린다고 한다. 회피를 잘하는 '카라스'는 결투장에서 빛을 발하며 '스노우드'는 체력흡수 능력 때문에 모험과 자동사냥 쪽에 효율이 좋아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 '토치라이트'는 탱커용으로 만점이라고. 이중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는 '래서'인데, 효율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귀엽고 정이 가서 많이 선택을 한다고 한다.
"게임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감성'게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요즘 모바일로 등장하는 RPG들 너무 그래픽이 삭막하잖아요. 누구나 쉽게 즐기고 정감을 얻으며, '거신'이라는 존재와 애정을 느끼고 감정 이입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만들려 했지요"
처음 게임을 설계할 때, 이건중 대표는 '대중적이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자고 제안을 했었고 개발자 모두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등장한 카툰 렌더링 방식의 6등신 캐릭터들, 그리고 OST를 별도로 발매할 정도로 신경을 쓴 사운드가 융합하여 현재의 '거신전기'가 되었다고 한다. '거신'이 협력자이자 사랑받는 존재가 되도록 하기 위해 시스템적으로도 거신 육성을 중요하게 했는데, 주민석 대표는 "'거신'을 키우면 주인공 캐릭터의 능력치가 그만큼 비례해 상승하도록 했기 때문에 아이템보다 거신을 우선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슬쩍 귀띔하기도 했다.
"업데이트요? 물론 손가락에 불이 나도록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길드대전' 업데이트도 있었고, 2달 치 이상 콘텐츠가 누적되어 있으니 걱정 없습니다. 고레벨 게이머들과 신규 게이머들을 위한 콘텐츠가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길드대전 업데이트는 8명의 길드원이 한 팀을 이뤄 3명씩 타 길드와 순서대로 실력을 겨루게 되는 모드로 어제 업데이트가 됐다. 보상으로 진화석을 제공하여 참여를 유도했다고 한다. 이후의 업데이트 또한 다양하게 남아있는데, 주민석 대표는 "콘텐츠 소모속도는 예상보다 빨라 1주차씩 업데이트를 앞당길 예정"이라며 업데이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 말했다.
"오랫동안 게이머분들과 같이 호흡하고 싶은 게임이 되고 싶어요. 카페에 게이머분들 의견을 반영하고 개선해나가고 게임의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싶고, 꾸준히 소통하면서 오랫동안 서비스할 수 있는 게임이 되고 싶습니다. 최대한 게이머분들이 지향하는 방향에서 게임을 개발할 생각이니 즐겁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 직접 만든 '거신전기' OST를 하나를 선물로 받고 자리를 나섰다. 까끌한 피부와 짙은 다크서클을 가진 두 대표는 '음악을 꼭 들어보라'며 신신당부했다. 두 대표와 약 20명의 개발자가 불철주야 개발중인 감성RPG '거신전기'. 그 게임이 어떻게 더 발전해가게 될지 사뭇 궁금해졌다. 새로운 업데이트를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꺼내 '거신전기'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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