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도 전염된다”…심신 건강한 사람일수록 더 큰 영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16시 51분


자살도 전염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족 중 자살시도를 한 사람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자살 위험이 2배 더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의대 예방의학과 박은철, 장성인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3만8887명을 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가족 중 자살을 시도한 구성원이 있는 442명을 한 그룹으로 놓고 이를 나머지 3만8445명과 비교해 분석했다. 그 결과 가족 중 자살시도자가 있는 그룹은 26.3%가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가족 중 자살시도자가 없는 그룹은 14.1%가 최근 자살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가족 중 자살시도자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자살위험도가 2배 가까운 차이가 난 것이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의 나이와 소득, 직업과 교육 정도 등의 변수가 반영되지 않도록 조정해 다시 분석해도 결과가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평소 자살을 생각하지 않고 심신이 건강한 사람일수록 가족의 자살시도에 더 큰 자극과 영향을 받았다. 가족의 자살시도가 있을 때 우울증이 없는 사람은 2.09배, 건강상태가 좋다고 대답한 사람은 2.46배 더 많이 자살을 고려했다. 반면 우울증이 있거나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대답한 사람은 가족의 자살시도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 관계자는 “자살시도자와 그 가족은 같은 사회적 환경에 처해 있고 상황에 따른 대응방식도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살예방 대책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처방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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