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 연구진이 대표적인 반도체 소자인 트랜지스터를 액체로 간편하게 제작하는 기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최지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희유자원활용연구실 선임연구원(사진)은 7일 “일정한 속도로 회전하는 기판 위에 잉크 형태의 용액을 떨어뜨려 부착시키는 ‘스핀코팅’ 기법을 이용해 반도체 소자를 제작하는 공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최 연구원은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과 함께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8일자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전자기기가 작고 가벼워지면서 반도체 소자도 기판 위에 나노 입자를 얇게 붙여 필름 형태로 만들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나노 입자의 크기나 배열 방식을 달리하면 다양한 특성을 가진 소자를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나노 입자를 기판에 붙이는 과정에서 고온의 열이 가해져 입자 고유의 특성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또 대형 장비를 이용해 진공 상태에서 입자를 부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제작비용이 비싸다.
연구진은 저온에서 플라스틱 기판 위에 스핀코팅 기법을 이용해 나노 입자를 뿌려 반도체 소자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공정을 이용해 트랜지스터를 제작한 결과 트랜지스터 1cm²당 전하의 이동도가 21.7로, 현재 상용화된 트랜지스터의 전하 이동도인 10∼30과 유사한 성능을 나타냈다.
최 연구원은 “반도체 소자 제조 공정의 전 단계를 용액으로 진행한 것은 세계 최초”라며 “소자 하나의 가격을 절반 가까이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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