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인 여성이 불에 굽거나 기름에 튀긴 고기를 많이 먹으면 저체중아를 낳을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국내 역학조사에서 확인됐다.
인하대 사회의학교실 임종한 교수팀은 서울대, 이화여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2006년부터 2011년 사이에 임신 12~28주였던 778명을 대상으로 추적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임종한 교수는 19일 아침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출연해 “직화 구이라든가 직접 고온에 구운 고기를 많이 드신 분들은 출산했을 때 아기 체중이 많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며 “흰 고기나 붉은 고기나 생선이나 관계없이 조리방법이 달라졌을 때 아이들 체중이 다르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임신 기간 동안 바비큐, 튀김, 훈제 등 구운 고기를 먹은 빈도에 따라 9단계로 그룹을 나누고, 고기를 아예 먹지 않은 그룹과 출산 직후 아이의 몸무게를 비교했다.
고기 종류에는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이 모두 포함됐으며, 섭취 빈도는 '거의 안 먹는다'를 1단계, '하루 3차례'를 9단계로 정했다.
그 결과 빈도가 1단계 높아질수록 아이의 몸무게는 17.48g 적게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임신 기간에 직화 고기를 전혀 먹지 않은 임신부와 하루 3차례 이상으로 많이 먹은 임신부가 낳은 아이의 체중 차이는 최대 174g에 달했다.
원인으로는 고기의 지방, 단백질 성분이 높은 온도의 불판이나 기름에 타면서 나오는 발암성 유해물질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AHs)가 지목됐다.
임 교수는 “음식을 굽게 되면 일부 탄 부위가 나오게 되고 PAHs가 연소되는 부분이 발생하게 되는데 음식물 속에 이런 부분이 많아지게 되면 몸 속에서 염증 반응을 나타내고 이것이 태아에도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불에 직접 조리한 고기가 해롭다고 해서 임신기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 자체를 피할 수만은 없다”면서 “불에 직접 조리하는 대신 삶거나 찌는 방식으로 고기를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연구결과는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Public Health Nutri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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