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위메이드, 게임인재단 등을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은 남궁훈 엔진 대표를 게임 분야 총괄 책임자로 영입하고 변화를 꾀하고 있는 카카오가 지난(22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2016 카카오 게임 파트너스데이를 개최하고 카카오 게임 플랫폼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했다.
이날 행사는 탈카카오 현상으로 위기설에 휩싸인 카카오가 재도약을 위한 사업 변화를 공개하는 자리인 만큼, 190여개의 파트너사에서 300여명의 실무자들이 참여해 카카오의 변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입점 심사 통과되는 것이 소원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막강했던 초창기와 달리 왜 비싼 수수료를 내고 입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위세가 떨어진 카카오 게임이지만,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규모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국내 최대 모바일 게임 플랫폼의 변화가 또 한번의 폭풍을 몰고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많은 게임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날 카카오가 발표한 내용의 핵심은 카카오 게임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퍼블리싱 사업, 카카오 프렌즈 IP의 적극적인 활용 등이다. 남궁훈 부사장의 카카오 합류 후 첫번째 인터뷰에서 대략적으로 공개됐던 내용들이 좀 더 구체화된 것으로, 카카오 플랫폼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해서 파트너사들에게 더 많은 수익을 안겨주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무것도 해주지 않으면서 수수료만 챙긴다는 카카오에 대한 불만을 이번 변화를 통해 한번에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카카오 게임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선안은 유입, 잔존, 복귀, 이렇게 세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카카오의 최대 강점인 신규 이용자 유입 부분을 더욱 강화하고, 게임에 들어온 이용자는 이탈하지 않도록, 나간 이용자는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카카오의 소셜 기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현재 3개로 구성된 카카오톡의 상단 탭 부분에 게임 탭을 추가해 4개로 운영하고, 동영상 타입의 초대 메시지 제공, 길드 채팅방 제공, 게임 특화 커뮤니티 운영, 보이스 채팅 기능 제공, 마일리지 형태의 카카오게임 VIP 케어 프로그램 운영, 친구 메시지로 복귀 시 보상 추가 지급 등 새로운 기능을 다수 추가했다.
메뉴를 몇 번 더 눌러야만 들어갈 수 있었던 게임 탭이 밖으로 나와서 더 많은 노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지만, 그 보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마일리지 형태의 VIP 케어 프로그램과 길드 채팅방, 게임 특화 커뮤니티 운영 등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모바일RPG들이 카카오 게임 플랫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그들을 포섭하기 위한 느낌의 기능 추가라고 볼 수 있다. 높은 수수료의 이유라고 할 수 있는 폭 넓은 사용자 층은 모바일RPG에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지만, 그들의 잔존률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는 소셜 기능이라면 어느 정도 고려해볼만 하기 때문이다.
특히, VIP 케어 프로그램의 경우 카카오도 어느 정도 부담을 해야 하는 방식인 만큼 이용자들이 매력을 느낄 만큼 보상이 적절하다면 게임사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 특화 커뮤니티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커뮤니티 기능 뿐만 아니라 검색 효과까지 고려해 네이버 카페를 이용중이기 때문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으나, 카카오가 다음포털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변수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애니팡, 윈드러너 등이 활약하던 예전과 달리 모바일RPG에 밀려 몰락한 캐주얼 게임에 대한 카카오의 해결책은 애드플러스다.
애드플러스는 구글 애드몹, 유니티애즈, 벙글 등에서 운영 중인 것과 유사한 인 앱 광고 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부분유료화 아이템 구입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도, 게임사들이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이다.
카카오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캐주얼 게임이 많아져야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수익률 때문에 캐주얼을 기피하고 RPG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캐주얼로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캐주얼 게임을 만들어도 높은 수수료와 타 장르에 비해 낮은 결제율로 인해 카카오 입점을 고려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애드플러스를 활용하면 게임성에 영향을 줄 만큼 과도한 결제 부담을 주지 않더라도 운영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중소 게임사들의 수수료 부담을 더 줄여주기 위해 3000만원 이하는 0%, 3500만원 이하는 7%, 1억 이하은 14%로 수익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겠다는 정책도 발표했다.
실제로 캐주얼 게임에 구글 애드몹을 적용한 모비릭스가 현재 월 2500만 사용자를 바탕으로 한 광고 수익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등 현재 전세계적으로 인 앱 광고 모델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인 만큼, 꽤 설득력이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 게임사들도 무리해서 RPG를 만들기 보다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캐주얼 게임으로 다시 승부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카카오가 애드플러스를 처음으로 적용한 엔진의 농장밖은 위험해 for Kakao의 경우 애드플러스 적용 후 가입자가 1만7000명에서 14만명으로 대폭 늘었으며, 출시 후 1주일간 평균 사용자 5만명, 평균 광고 클릭율 15%라는 의미있는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인 앱 광고는 얼마나 많은 광고주를 확보하느냐가 상품의 매력을 결정하는 만큼, 광고주를 확보해야 하는 카카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카카오의 발표에 따르면 오는 7월 애드플러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런칭 이벤트로 개발사에 광고 수익을 70% 배분하고, 마케팅도 지원할 예정이다.
탈카카오 현상으로 인해 부족해진 대작 라인업에 대한 해결책은 적극적인 퍼블리싱 사업이다.
현재 개발사들은 마케팅을 위한 퍼블리싱 계약과 세금과도 같은 구글 수수료, 여기에 카카오 입점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남는 수익이 거의 없어 카카오를 기피하게 되므로, 카카오가 퍼블리싱까지 담당해 개발사들의 마케팅 부담과 카카오 입점 수수료 부담을 한방에 해결하겠다는 생각이다(국내만 계약 가능, 순매출의 최대 40%). 또한, 카카오 입장에서는 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카카오 플랫폼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대작 라인업을 다시 확보할 수 있으며, 넷마블 등 대기업들의 이탈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50종 이상의 프로젝트 런칭 경험을 가진 전문 인력들로 팀을 구성했으며, 런칭 단계부터 출시 이후까지 적극적인 마케팅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코어크리에이티브의 O.N.E(Odium Never Ends)의 경우 카카오의 마케팅 인프라를 총 동원해 사전 예약 시작 10일만에 5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카카오 프렌즈 라이선스는 퍼즐, 아케이드, 미니게임, SNG, 디펜스 등 카카오에 잘 어울리는 캐주얼 장르를 골라서 프렌즈팝과 같은 성공 사례를 다시 한번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NHN픽셀큐브가 개발한 프렌즈팝은 누적다운로드 1000만을 돌파했으며, 현재도 매출 10위권에서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다음달 출시 예정인 넥스트플로어의 프렌즈런 역시 사전등록이 60만을 넘겼다. 다만, 카카오 프렌즈 IP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한 카카오가 톡톡 튀는 아이디어의 신생 개발사보다는 이미 검증된 개발사를 선호하며 굉장히 까다롭다는 소문이 파다한 만큼, 라이선스에 관심을 가지는 회사들이 기대만큼 늘어날지는 의문이다.
이렇듯 이번 파트너스데이에서 공개된 카카오의 변화는 현재 카카오가 가진 내부 역량을 총동원해 카카오가 가지고 있는 약점들을 보완하는데 주력했다고 볼 수 있다. 부족한 캐주얼 라인업은 애드플러스를 통해, 카카오를 기피하고 있는 모바일RPG는 퍼블리싱과 소셜 기능 강화를 통해 해결하려 했다. 회사의 수익에 직결되는 수수료는 절대 낮출 수 없고, 회사의 미래가 될 O2O 서비스 투자비용으로 인해 게임 부분에 투자할 수 있는 비용은 한정된 상황인 만큼, 카카오톡이 가진 소셜 및 마케팅 역량으로 수수료에 상응하는 이득을 더해주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카카오의 마케팅 역량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대기업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수수료 인하가 없다고 봐야 하는 이번 변화에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할 확률이 높다. 즉, 카카오 입장에서는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들을 견제할 수 있는, 그리고 자신들의 든든한 아군이 될 신흥세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얼마나 많은 개발비와 얼마나 많은 마케팅 예산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되고 있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투자보다는 내부 마케팅 역량으로 승부를 보려 하는 카카오의 선택이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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