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장의 주류는 모바일게임이다. 전문가들은 모바일게임이 과거 게임시장의 주류인 PC게임, 온라인게임, 비디오게임을 제치고 시장의 주류로 등극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더욱 편리한 접근성을 꼽는다. 부팅 시간, 기기를 마련할 장소 등의 제약에서 벗어나 남녀노소가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게이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장점을 포기하고 모바일게임을 PC 에뮬레이터로 즐기는 게이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게이머들이 PC 에뮬레이터를 통해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이유로는 PC 에뮬레이터만의 확장성, 기기 제한 해소, 발열과 배터리 관리 등이 거론된다. 먼저, 자동 진행 기능이 보편화된 최근 모바일게임 시스템 특성상 에뮬레이터로 게임을 구동하면서도 다른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PC의 멀티태스킹 능력과 좋은 궁합을 자랑한다. 직장인 등 성인 게이머들이 여러 편의 시스템을 갖춘 웹게임 플레이와 PC를 활용한 업무를 병행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PC 에뮬레이터는 iOS 이용자와 안드로이드 버전 모바일게임을 잇는 가교 구실도 맡는다. 국내 상당수 모바일게임은 국내 점유율이 높은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선행 혹은 단독 출시되기 때문에 iOS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당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지니모션', '블루스택스', '녹스 앱플레이어' 등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를 찾는 iOS 이용자가 늘고 있다. 여기에 게임사들의 다양한 쿠폰 이벤트의 경우에도 iOS 이용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라 에뮬레이터를 이용해 쿠폰을 입력하는 모습 역시 종종 보인다. 다만, 반대로 안드로이드 게이머를 위한 iOS 구동용 PC 에뮬레이터는 마땅히 없다.
이와 함께 모바일게임이 발전하면서 온라인게임, 비디오게임 못지않은 방대한 콘텐츠를 갖추고, 이를 장시간 즐기기 위해 PC 에뮬레이터를 찾는 게이머가 많다. 복수 계정 플레이, 실시간 게임 방송용 플레이 화면 송출 등 모바일기기에선 어렵지만 PC 에뮬레이터에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강점이다. 아울러 PC 에뮬레이터와 키보드, 마우스를 연동시키면 가상패드보다 더 편리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모바일게임을 구동 중 발생하는 기기 발열과 배터리 문제도 PC 에뮬레이터를 찾는 이유 중 하나다. 모바일기기 성능이 과거 PC와 어깨를 견줄 만큼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고사양을 요구하는 고퀄리티 모바일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고사양 모바일게임을 장기간 구동할 경우, 모바일기기에서 발열 문제가 발생하기 쉽고 배터리도 당연히 빠르게 소모된다. PC 에뮬레이터를 황용해 즐기는 모바일게임은 기기 발열과 배터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준다.
이러한 다양한 이유로 안드로이드를 이용하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PC 에뮬레이터 지원 여부가 하나의 선택 기준으로 떠올랐다. 게임 업체 측도 에뮬레이터를 통한 게임 플레이를 부정 이용으로 간주하던 과거와 달리 게이머들의 수요에 맞춰 대응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10월 28일 넥슨은 '슈퍼판타지워' 미디어 간담회에서 '블루스택스' 이용을 정식 서비스 이후에도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 역시 지난 2016년 5월 30일 듀오디안 온라인 테크놀로지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카카오 게임 서비스에 '녹스 앱플레이어'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PC가 모바일게임을 즐기는 기기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셈이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을 PC 에뮬레이터로 즐기는 현상을 모든 게이머가 반기는 것만은 아니다. 특히, 다른 게이머들과 경쟁 콘텐츠를 플레이할 때 특정 조작을 반복하는 '매크로' 기능이 부정 경쟁을 조장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롤플레잉게임처럼 플레이 시간이 캐릭터 육성에 큰 영향을 끼치거나 게이머의 조작 실력이 승패를 좌우하는 액션 및 FPS 장르에 대해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PC 에뮬레이터 사용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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