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전송·사진 검색·식당 예약·비용 지불…“터치 대신 말로 해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센터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2016에서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 ‘‘OS10’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IT업계 음성인식 AI 개발 경쟁

애플, 음성인식 ‘시리’ 서비스 확대
개발도구 오픈 제3자 앱제작 유도
구글도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공개

최근 정보기술(IT)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인공지능(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구글이 지난달 음성인식 AI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제품을 공개한 가운데 애플이 음성인식 비서인 ‘시리’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적용 범위 확대에 나섰다.

애플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2016’에서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OS)인 ‘iOS10’을 선보였다. 이 운영체제는 ‘아이폰7’이 출시되는 올 가을께 상용화될 예정이다.

애플은 iOS10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시리의 확정성을 꼽았다. 기존에 즐겨 이용하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 시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음성으로 ‘위챗’ 등 모바일메신저를 구동해 원하는 상대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식이다. 시리를 이용해 택시 앱인 우버를 구동시켜 곧바로 호출까지 할 수 있다.

애플은 이를 위해 제3자(서드파티) 개발사들에게 시리의 개발도구를 오픈했다. 개발자들은 이를 이용해 메시지 전송, 전화 통화, 사진 검색, 교통편 예약, 개인 비용 지불, 운동을 위한 앱 등 시리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제작할 수 있다. 시리는 또 이날 공개한 iOS10 ‘홈’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집안 내 연동기기를 관리 및 제어할 수 있다.

iOS10 뿐 아니다. 애플은 자사의 다른 OS와 플랫폼에도 시리의 기능을 강화했다. 이날 공개한 새로운 맥 PC용 OS인 ‘시에라’에서도 시리를 통해 음성으로 정보를 검색하거나 파일을 찾고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TV에도 시리를 적용했다. 생방송 채널 등 영상을 검색하는 것은 물론 유튜브 검색도 가능하다. 애플TV의 시리 기능을 활용해 조명과 온도를 제어하는 등 스마트홈 기능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구글은 지난달 열린 개발자회의 ‘I/O’에서 AI 서비스인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구글어시스턴트’를 선보였다. 이 소프트웨어가 적용된 ‘알로’라는 모바일메신저도 공개했다. 알로는 인공지능 봇과도 대화할 수 있는데 가벼운 대화는 물론 식당이나 영화관 예약도 가능하다. 구글은 구글어시스턴트가 적용된 가정용 스피커 ‘구글홈’도 선보였다. 음성으로 인터텟 검색은 물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밖에 아마존의 ‘알렉사’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등도 기능을 강화하는 등 음성인식 기반 AI 서비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