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치료 길 열리나…뇌 신경망 형성 새 메커니즘 최초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9일 13시 26분


국내 연구진이 뇌 신경망 형성과 관련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최초로 발견했다. 정호성 연세대 의대 교수팀은 크리스틴 홀트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쥐를 이용해 신경망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이 신경세포의 ‘축삭’ 끝 부분에서 자체적으로 합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신경망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신경세포와 다른 신경세포가 연결돼야 한다. 이때 한 신경세포가 떨어져 있는 다른 신경세포에 연결하기 위해서 축삭을 이용한다. 축삭은 전기회로에서 전선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듯 신경세포에서 만든 정보를 전달하는 세포 소기관이다.

뇌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려면 축삭의 끝 부분이 다른 신경세포와 정확하게 연결돼야 하고, 한번 연결이 되면 평생 잘 유지돼야 한다.

그간 학계에서는 신경세포끼리 연결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이 모두 ‘세포체’라는 다른 세포 소기관에서 합성된 뒤 축삭으로 수송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축삭이 끝 부분에 리보핵산(RNA)을 저장하고 있다가 이를 이용해 자체적으로 단백질을 합성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RNA만 별도로 인지하고 분리할 수 있는 ‘축삭트랩’이라는 기술을 개발해 활용했다.

정 교수는 “지금까지 RNA 조절인자에 돌연변이가 생겼을 경우 자폐증, 루게릭병 등 퇴행성 뇌질환이 어떻게 유도되는지 알 수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발병 원인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돼 새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 ‘셀(Cell)’ 16일자 온라인판에 먼저 게재됐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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