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합체'에 '외장 그래픽 카드'까지? 차세대 GPU 기술 전성시대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6월 20일 16시 09분


GPU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는 꿈으로만 여겨졌던 것들이 이제 가능하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이종간(헤테로지니어스) GPU 성능 결합', '외장 그래픽 카드' 등을 들 수 있다. 인텔, AMD. 엔비디아 등 주요 GPU 업체들과 마이크로소프, 애플 등 주요 운영체제 개발사가 연구하고 있는 차세대 GPU 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그래픽 카드 (사진=IT동아)
그래픽 카드 (사진=IT동아)

이종간 GPU 성능 결합: 잠자고 있는 내장 그래픽을 깨워라

이종간 GPU 성능 결합이란 제조사가 다른 GPU의 성능을 결합해 3D 그래픽 처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기존에도 GPU 성능 결합이 제한적으로 가능하긴 했다. AMD 크로스파이어, 엔비디아 슬라이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동일한 제조사, 동일한 모델, 동일한 세대의 GPU의 성능만 결합할 수 있다는 제한이 존재했다. GPU의 제조사가 다르면 성능 결합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는 5세대 3D 그래픽 API '다이렉트X 12'에 이종간 GPU 성능 결합 기능 '멀티 어댑터'를 추가했다. 멀티 어댑터를 활용하면 GPU의 제조사, 모델, 세대가 달라도 성능을 결합할 수 있다. 인텔 GPU와 AMD GPU의 성능을 결합할 수 있고, AMD GPU와 엔비디아의 GPU의 성능을 결합할 수도 있다.

특히 멀티 어댑터는 사용자들이 PC속에 잠들어 있는 내장 GPU의 성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서 유용하다. 인텔 코어 i 시리즈 제품군이나 AMD APU 제품군에는 내장 GPU가 들어 있어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연결하지 않아도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강력한 3D 그래픽 기능을 원해 그래픽카드를 PC에 연결하면 내장 GPU는 잠들게 되고, 그대로 쓸모가 없어진다. CPU의 비싼 가격 속에는 분명 내장 GPU의 가격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활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멀티 어댑터를 활용하면 내장 GPU를 깨워 그래피카드와 성능을 결합시킬 수 있다. 내장 GPU의 성능이 미흡해 3D 처리능력이 큰 폭으로 향상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3D 그래픽이 제법 상승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멀티어댑터를 활용해 그래픽카드와 내장 GPU의 성능을 결합한 모습: 36프레임에서 40프레임으로 프레임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PC게이머)
멀티어댑터를 활용해 그래픽카드와 내장 GPU의 성능을 결합한 모습: 36프레임에서 40프레임으로 프레임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PC게이머)

멀티 어댑터를 모든 3D 게임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이 윈도우10과 다이렉트X 12 전용으로 개발되어야만 이용할 수 있다. 호환성 문제 때문에 아직 멀티 어댑터를 지원하는 게임은 없다. 다만 MS가 직접 개발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인 포르자 호라이즌3, 기어즈 오브 워4 등이 이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MS뿐만 아니라 경쟁자인 오픈소스 3D API 진영에서도 이종간 GPU 성능 결합 기능을 연구하고 있다. 오픈GL 기술의 후속인 벌칸 API 역시 이종간 GPU 성능 결합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AMD 관계자는 2년 후에는 이종간 GPU 성능 결합 기능이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의할 것은 GPU끼리 성능을 결합한다고 해서 성능이 1+1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주 GPU의 성능은 100% 낼 수 있지만, 결합되는 보조 GPU는 80% 정도의 성능만 낼 수 있다. 이러한 효율은 GPU를 결합할 수록 더욱 떨어진다. 100이라는 성능을 갖춘 GPU 2개를 결합하면 약 180 정도의 성능이 나온다. GPU 3개를 결합하면 약 230, GPU 4개를 결합하면 약 250 정도의 성능을 낼 수 있다.

외장 그래픽 카드: 노트북으로 고품질 3D 게임을 즐긴다

외장 그래픽 카드란 노트북, 태블릿PC 등 GPU 성능이 떨어지는 기기에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외부 단자를 통해 연결해, 3D 게임을 화려하고 쾌적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휴대성이 뛰어난 노트북과 태블릿PC의 판매량이 데스크탑PC의 판매량을 넘어선지 오래고, 그만큼 노트북과 태블릿PC로도 고품질 3D 게임을 즐기길 원하는 수요가 늘어나서 태어난 기술이다.

외장 그래픽 카드는 과거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으나. 단자 규격의 발전 덕분에 이제 '외장 그래픽 카드'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에는 매우 빠른 입출력 속도를 지원하는 'PCI 익스프레스'만이 그래픽 카드를 감당할 수 있었다. 그래픽 카드와 PC가 주고받는 데이터량이 엄청나게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텔, 애플이 공동 개발한 '썬더볼트3' 단자가 40Gbps(초당 5GB)의 속도를 지원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외장 그래픽 카드를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현재 그래픽 카드용으로 이용되는 PCI 익스프레스 X16(16레인)의 속도는 32Gbps다. 때문에 이론 상으론 썬더볼트3 단자를 탑재한 노트북, 태블릿PC, 데스크탑 PC는 외장 그래픽 카드를 연결할 수 있다.

현재 외장 그래픽 카드는 PC에 그래픽 카드를 직접 연결한 것의 90~95% 정도의 성능을 낼 수 있다. 입출력 속도는 대등하지만, I/O 구조의 한계 탓에 병목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90~95% 성능만 낼 수 있어도 대부분의 3D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

외장 그래픽 카드 기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회사는 AMD다. AMD는 인텔, 레이저와 협력해 외장 그래픽 카드 기술인 X커넥트를 개발해서 내년 초 상용화할 계획이다.

AMD의 외장 그래픽 카드 기술 'X커넥트' (사진=AMD)
AMD의 외장 그래픽 카드 기술 'X커넥트' (사진=AMD)

외장 그래픽 카드는 외장 GPU 섀시, 고성능 그래픽 카드, 썬더볼트3 케이블로 구성되어 있다. 외장 GPU 섀시는 그래픽 카드에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과 PCI 익스프레스로 받은 신호를 썬더볼트3용 신호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썬더볼트3는 별도의 전원 케이블 없이 최대 100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지만, 안정적인 전원 공급을 위해 외장 GPU 섀시는 별도의 파워를 갖추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외장 GPU 섀시는 레이저가 개발한 'eGFX'뿐이다.

노트북에 외장 그래픽 카드를 연결하길 원하는 사용자는 고성능 그래픽 카드 + 외장 그래픽 섀시 + 썬더볼트3 케이블의 가격을 함께 지불해야 한다. 참고로 외장 GPU 섀시는 현재 399~499 달러에 공급되고 있다. 가격적인 부담이 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 번 구매한 외장 GPU 섀시는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도 외장 그래픽 카드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맥루머스는 애플이 외장 그래픽 카드 기술을 탑재한 '레티나 썬더볼트 디스플레이(애플의 5K 모니터)'와 썬더볼트3 단자를 탑재한 '맥북 프로 레티나'를 올해 말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레티나 썬더볼트 디스플레이에 별도의 그래픽 카드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애플 사용자는 신형 맥북 프로 레티나에 레티나 썬더볼트 디스플레이를 연결하면 고품질 3D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외장 그래픽 카드는 핫플러거블(Hot-pluggable) 기능을 지원하는 운영체제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윈도우10'과 '맥OS 시에라'가 설치된 컴퓨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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