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자기공명영상장치(MRI)에 필요한 초전도 자석 제작비용을 절반으로 낮춰 지금까지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일본 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배준한 한국전기연구원 초전도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은 기존 초전도자석 대비 원가를 절반으로 줄이고, 안전성을 높인 ‘전도냉각형 초전도 자석’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전기 저항이 0인 초전도 자석은 의료용 MRI는 물론, 자성을 이용해 물질을 분리하는 자기분리기, 전기가속기, 모터 등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기존 초전도 자석은 저항이 없는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액체헬륨이나 액체질소와 같은 극저온의 냉매가 필요하고, 사고 시 극저온 용기가 폭발하는 위험성이 있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냉매를 사용하지 않고 온도를 낮추는 극저온 냉동기를 이용하는 전도냉각형 초전도 자석이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전도냉각형 초전도 자석의 핵심인 극저온 냉동기는 현재 일본 기업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일본 기업이 공급하는 극저온 냉동기가 충전 속도가 느리고, 사고 시 국소적인 과열이 발생해 초전도자석이 타버리는 한계점이 있다는 데 주목했다.
연구팀은 진공 단열 최적화 설계를 적용해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극저온 용기로 들어오는 외부 열(복사열)의 침입량을 최소화했다. 또한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저항열이 초전도코일 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했다. 그 결과 초전도 자석의 충전 속도를 기존 대비 7배 빠르게 높이고, 원가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배 연구원은 “원가절감을 통해 초전도자석이 고가라는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향후 빠른 시일 내 상품화해 MRI와 자기분리기에 응용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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