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보청기 효과 제대로 보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의 팀워크 관리가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9일 03시 00분


김성근 원장의 보청기 길라잡이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청각클리닉 원장이 한 여성 환자의 귀를 진료하고 있다.김성근이비인후과·청각클리닉 제공
김성근 김성근이비인후과·청각클리닉 원장이 한 여성 환자의 귀를 진료하고 있다.김성근이비인후과·청각클리닉 제공

노인성 난청 환자가 늘고 있다. 인구가 고령화한 탓이다.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약 30%가 난청이다. 70대 이상은 절반이 난청으로 고생한다. 난청 문제는 못 듣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치매·우울증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노인성 난청에는 보청기가 제2의 귀다. 하지만 보청기만 믿다간 오히려 청력을 아예 잃을 수도 있다. 보청기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당뇨병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잘 관리해야 한다. 귀 질환 여부도 확인해 치료받아야 한다. 모두 청력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청기에 가려져 문제를 방치하면 청력이 더 악화된다.

노인성 난청은 퇴행성 질환이다. 귀 안쪽에서 듣기를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청신경이 점차 늙어 발생한다. 노인성 난청이 있으면 고음 영역인 자음을 듣기가 어렵다. 즉 ‘간다, 판다, 산다, 찬다’처럼 다른 단어가 모두 똑같이 들린다.

또 노인성 난청은 삶의 질을 떨어뜨려 우울증을 부른다. 치매 위험도 높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발표에 따르면 난청이 심한 노인은 치매 발생률이 난청 없는 노인에 비해 최대 5배나 높았다. 노인성 난청은 보청기를 착용하면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보청기 사용 후 여전히 잘 안 들린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데 착용하자마자 잘 보이는 안경과 보청기는 다르다.

보청기를 이용해도 잘 못 듣는 이유는 크게 3가지인데 보청기 문제, 만성질환, 귀질환으로 분류된다. 보청기에서 ‘삑∼삑∼’ 소리가 나고, 멀리서 하는 말은 잘 듣고 가까이서 하는 말을 못 알아들으면 보청기의 문제다. 이외에 대부분은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으로 인한 난청과 돌발성 난청·중이염 같은 귀질환 때문이어서 청력 검사가 필요하다. 지난 5년 동안 김성근 이비인후과 난청클리닉을 찾은 노인성 난청 환자 중 약 20%는 보청기보다 귀질환 치료가 급한 환자였다.

보청기를 처음 착용했을 때부터 잘 안 들리면 주로 만성질환이 난청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보청기를 교정해봐야 워셔액 없이 와이퍼로 자동차 앞 유리를 닦는 것과 같다. 당뇨병,고혈압, 고지혈증은 혈관을 손상시켜 혈액순환장애를 일으킨다. 귀로 이어지는 혈관도 망가뜨려 청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심장에서 나와 목을 지나는 경동맥은 귀 혈관 문제를 찾아내는 바로미터다. 초음파로 경동맥을 검사했을 때 좁아졌거나 손상됐으면 만성질환을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혈액순환을 개선하면 청력 악화도 방지할 수 있다.

평소 문제없던 보청기 착용자가 갑자기 소리를 못 듣거나 작게 들으면 먼저 귀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이 중에 돌발성 난청은 응급질환이다. 이는 스트레스·바이러스 등으로 달팽이관의 혈관이 갑자기 좁아져 감각신경성난청이 오는데 이때 보청기에 신경 쓰다 일주일 내에 치료받지 못하면 청력을 잃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보청기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단, 청각사의 전문적인 조절 그리고 두 전문가의 지속적인 협진을 통한 관리가 꼭 필요하다. 노인성 난청을 악화시키지 않으려면 소음을 피해야 한다. 특히 달팽이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 복용을 줄인다. 일부 항생제(아미노글리코사이드 등)와 결핵약은 달팽이관에 독성을 일으켜 난청을 부추긴다. 약을 처방받을 때 의료진에게 난청 여부를 알려야 한다.

김성근이비인후과·청각클리닉 김성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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