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100% 척추 관절보존 수술로 91세 할아버지 통증없는 ‘제2인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9일 03시 00분


척추협착증 ‘ULBD’ 치료법

박병원 박진규 원장이 척추 모형을 가리키며 척추협착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 원장은 척추 협착이 심한환자에게 관절 손상을 최소화하는 ULBD 수술법을 권한다. 박병원 제공
박병원 박진규 원장이 척추 모형을 가리키며 척추협착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 원장은 척추 협착이 심한환자에게 관절 손상을 최소화하는 ULBD 수술법을 권한다. 박병원 제공
경기 안산에 사는 김준겸 씨(91)는 요즘 즐겁게 제2 인생을 살고 있다. 지난 5년간 허리통증에 시달리다가 최근 치료를 받고 통증이 없어진 것은 물론이고 도움 없이도 걸어 다닐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제 꽤 먼 거리를 혼자서 걷기도 하고, 안산에서 평택까지 재활을 위해 통원치료를 다닐 정도로 건강을 되찾았다.

김 씨는 올해 2월 설 명절에 다리가 땅겨 화장실도 못갈 정도로 통증이 심해 차례를 지내를 것도 포기했었다. 다행히 지인의 소개로 경기 평택의 PMC 박병원의 박진규 병원장에게 100% 관절을 보존하는 ‘ULBD(Unilateral laminectomy for Bilateral Decompression)’ 법으로 치료를 받았다. 기존 수술법은 눌린 신경을 풀어줄 때 척추뼈의 신경공(척추신경이 지나가는 구멍)을 넓히는 등 뼈에 손상을 줬지만 이 수술법은 그러한 손상없이 척추뼈의 옆쪽으로 접근해 거기서 눌린 신경을 풀어주는 수술법이다. 수술 전 김 씨가 받은 진단명은 척추 전방전위증을 동반한 ‘척추협착증’.

김 씨는 “나이가 있어 수술을 할 엄두도 못 내고 주사로 통증을 치료하려 했는데 통증이 사라지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면서 “이제 통증이 없으니 행복하다”고 말했다.

수술 필요한 고령의 환자에게 적합


김 씨는 2011년부터 다리가 땅기는 등 통증을 느꼈고, 올해 들어서는 왼쪽 다리를 쓸 수 도 없고 앉아도 아프고, 허리를 구부려도 아픔을 느꼈다.

안산, 서울, 대전, 인천 등의 소문난 여러 병원을 찾아 신경치료도 받아보고 한의원도 다녀 봤지만 모두 소용 없었다. 대학병원에서는 ‘척추유합술’을 권유했다. ‘척추유합술’은 불안정한 척추를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수술로 전신마취에 5, 6시간의 긴 수술로 수혈까지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물론 척추협착증은 초기에는 약물치료, 주사 치료 등으로 가능하고 중기에는 ‘풍선 확장술’ 같은 치료법도 있다. 그러나 협착이 심한 환자는 부득이하게 수술적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척추 관절에 손상을 주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는 ‘ULBD’수술을 박 원장은 김 씨에게 권했다.

고령의 나이임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이 수술법은 특히 수술이 불가피한 퇴행성 전방전위증을 동반한 ‘척추 협착증’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으로 척추관절 손상을 최소화하며 보존하므로 척추관절 손상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척추 관절 손상 없는 최소 침습법

PMC 박병원 신경외과 연구팀은 척추관 협착증을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인 ULBD 치료법의 임상 결과를 2014년 10월 1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대한신경외과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즉, 척추 관절 손상 최소화하여 임상적으로 매우 우수한 수술법임을 입증한 것이다.

허리 수술 후에 발행할 수 있는 전방전위증(척추뼈가 어긋나 통증을 유발하는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척추관절 보존이 그동안 의학적인 과제였는데 ULBD 수술법이 이를 해결해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 병원장은 “ULBD는 척추 전방전위증을 동반한 협착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최소 침습적인 방법”이라며 “그동안 시행해 온 척추유합술을 대체하는 수술법으로 척추 관절을 완벽하게 보존하는 데 좋은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


보건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 척추 협착증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약 134만 명(남자 48만 명, 여자 86만 명)이다.

나이 들면서 척추관 주위 조직의 비대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수신경이 뼈나 인대에 눌려 통증이 발생한다. 선천적으로 좁은 신경관을 갖고 태어나는 게 원인일 수도 있으나 대부분 후천적 퇴행성 변화로 후관절, 황색인대 등의 척추관절 부위가 커져 발생한다.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장 흔한 것이 허리통증이고 다리가 터질듯 아프거나 엉덩이와 허벅지가 땅기고 점차적으로 무릎 아래에서 발바닥까지 저리고 시리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디스크(추간판 탈출증)’와도 비슷해 감별진단이 중요하다. 그러나 쉬면 통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밤에 종아리가 많이 아프고 발끝이 저린 증상이 나타나면 제일먼저 이 병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보통 40대에 시작해 50, 60대에서 점차 심해지고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국내에서 치료는 60대 이상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50대 여성의 경우는 대부분 폐경 이후 척추 자체의 퇴행성 협착증뿐만 아니라 노화 현상과 함께 호르몬의 변화로 인대가 필연적으로 늘어남으로써 척추 전방전위증이 잘 발생한다.

신경관이 심하게 좁아져 통증이 심각한데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통증의 악화로 인한 보행 장애는 물론이고 신경병증으로 인한 감각마비나 대소변 장애, 하지근력 저하를 초래할 수도 있다. 예방법은 수영, 자전거 타기, 가벼운 걷기 등 허리근육 강화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거운 것을 드는 운동이나 조깅 등 척추관절에 하중을 증가시키는 운동은 협착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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