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의약]수면장애 동반하는 하지불안증후군…고용량 철분주사 요법으로 개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30일 03시 00분


동산의료원 조용원 교수
동산의료원 조용원 교수
#잠자리에만 누우면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불쾌한 느낌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직장인 A 씨(36). 그녀는 낮에 활동을 할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 밤만 되면 종아리에 통증이 생겨 고민이다. 다리가 불편하니 수면 중 몸을 뒤척이며 깊은 잠에 들지 못하는 날이 다반사다.

A 씨의 경우처럼 잠들기 전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심하게 다리를 움직이게 되면서 수면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국내에서 성인 인구 기준으로 약 3.6%(149만 명)의 유병률을 보이는 질환으로 잠들기 전 다리 저림, 통증 등 이상 증상이 생겨 수면 장애를 동반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도파민 전달체계 이상, 철분 부족 등으로 발생하는 것을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무기력함과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한 치료법으로 도파민제가 사용되어 왔지만 효과가 미흡하거나 장기간 복용 시 증상이 악화되는 부작용 위험이 있었다.

기존 철분제 역시 경구용은 낮은 흡수율과 복약순응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고, 철분주사제인 ‘Iron sucrose’는 효과 불충분, ‘Iron dextran’은 아나필락시스의 안전성 문제가 있어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어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하지불안증후군’의 새로운 치료법이 세계학회에서 주목을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미국 덴버에서 열린 ‘2016년 미국수면의학회(AASM)’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한 철분주사 요법이 소개됐다. 이번 발표 내용은 조용원 교수(계명대 동산의료원 신경과)가 미국 존스홉킨스병원과 함께 2014년부터 2년간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용량 철분 주사제 ‘페린젝트’의 임상 연구 결과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JW중외제약의 ‘페린젝트’를 투여 받은 환자에게서 위약 대조군에 비해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하지불안증후군 32명에게 ‘페린젝트 1000mg’을 1회 투여한 결과 위약을 투여한 32명에 비해 6주 차부터 증상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며, 특히 페린젝트를 투여 받은 환자 중 약 3분의 1은 30주 동안 추가적인 치료약물이 없어도 효과가 유지됐다.

조 교수는 “도파민제로 치료를 받는 국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약 30%가 부작용 문제를 겪고 있어 철분 주사제와 같은 대체 요법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미미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실정이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만성적으로 고통받는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이번 임상 결과를 통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에 대한 페린젝트의 뛰어난 효과를 다시 한 번 입증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해당 임상 결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마케팅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페린젝트는 고용량의 철분을 공급해 철 결핍을 개선하는 철분주사제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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