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유튜브와 함께 동영상 인터넷 스트리밍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라는 것은 이제 그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넷플릭스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자사 서비스에 4K(UHD), HDR(HDR 10), 넷플릭스 인증(Netflix Recommended) 등 세 가지 획기적인 기술을 도입했다. 스콧 마이러(Scott Mirer) 넷플릭스 디바이스 제휴 담당 부사장이 세 가지 기술이 넷플릭스에 어떻게 적용되어 있는지 자세히 알려줬다.
4K 전면 지원: UHD TV 필수
UHD TV를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는 넷플릭스를 통해 다양한 4K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프리미엄 가입 필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는 모두 4K 화질로 촬영된 상태이고, 제휴 콘텐츠 중에도 4K 화질로 제공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많다. 유튜브 다음으로 많은 4K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유튜브의 4K 콘텐츠가 대부분 일반 촬영으로 만들어진 UCC나 기업 홍보물인 반면, 넷플릭스는 영화나 드라마 등 알찬 콘텐츠로만 구성되어 있다.
UHD TV를 구매해도 정작 4K 콘텐츠를 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지상파는 이제 막 UHD 표준이 정해져 사용자에게 관련 수신장비를 구매하는 것을 강요하고 있고, IPTV는 극소수의 4K 콘텐츠를 기본 요금제와 별도로 유료 제공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4K 콘텐츠의 희망이라는 4K 블루레이는 올해 말에나 보급되기 시작할 예정이다.
반면 넷플릭스는 작년부터 4K 콘텐츠 송출을 시작한 상태이고, 대부분의 최신 콘텐츠를 4K로 제공하고 있다. UHD TV를 제대로 활용하길 원하는 사용자라면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4K를 지원하는 넷플릭스의 콘텐츠는 제목 옆에 조그맣게 '4K'라고 금색 글씨가 붙어있다. 넷플릭스로 4K 콘텐츠를 감상하려면 반드시 UHD TV를 갖춰야 하고,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풀HD TV에선 4K 콘텐츠를 감상(실행 포함) 자체를 할 수 없다. 화질이 풀HD 수준으로 제한된다. 또, UHD TV를 갖추고 있더라도 크롬캐스트, 비디오게임기 등 외부 입력기기를 이용해서 넷플릭스를 감상하면 4K 콘텐츠를 재생할 수 없다. 반드시 UHD TV 속의 넷플릭스 앱을 이용해야 4K 콘텐츠 감상이 가능하다.
모바일 기기로는 넷플릭스 4K 콘텐츠 감상이 불가능하다. 현재 넷플릭스는 모바일 기기로는 풀HD 해상도로만 콘텐츠를 송출하고 있다. 스콧 부사장은 "모바일 기기는 데이터 절약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콘텐츠 해상도를 올리는 것보다 데이터 세이빙(절약) 관련 기능을 추가하는데 더 초점을 맞췄다"며, "하지만 모바일 기기로 4K 콘텐츠 감상을 원하는 수요가 있고, 모바일 기기의 화면도 4K를 감당할 정도로 훌륭해진 만큼 넷플릭스 내부에서 관련 테스트(모바일 기기로 4K 송출)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더 생생한 색감을 즐겨라: HDR
넷플릭스는 올해 초부터 HDR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제공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모두 HDR을 이용해 촬영됐다. 사용자의 TV가 HDR을 지원하면 넷플릭스의 HDR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HDR(HDR 10)이란 색의 표현범위를 넓힌 새로운 표준이다. 기존 TV, 모니터는 8비트 컬러(약 1,677만 색상)를 표현할 수 있었다.
영상 콘텐츠도 이 표준에 맞춰 제작되었다. HDR은 이러한 색상 표현범위를 10비트 컬러(10억 7,000만 색상)로 확장한 것이다. 덕분에 밝고 어두운 부분의 대조가 더욱 눈에 띄고,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할 수 있다. 콘텐츠의 색상이 더욱 실제에 가까워진 것이다. 사용자는 폭발 장면 등에서 이러한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시판 중인 최고급 TV는 대부분 HDR을 지원한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콘텐츠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 넷플릭스는 현재 아마존TV와 함께 상용화된 서비스 가운데 유이하게 HDR 콘텐츠 송출을 지원한다. HDR은 더욱 풍부한 색상 데이터를 담고 있기 때문에 기존 콘텐츠에 비해 데이터 소모량이 30% 더 많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데이터 증가에 대비해 트래픽 관련 논의를 각국의 ISP와 지속하고 있다.
4K와 HDR은 별개의 서비스이나, HDR을 지원하는 콘텐츠는 4K도 함께 지원한다. HDR로 촬영된 넷플릭스의 콘텐츠는 제목 옆에 금색 글씨로 'HDR'이라고 조그맣게 쓰여있다.
넷플릭스는 HDR은 OLED TV에서만 제대로 즐길 수 있고, 기존 LED TV에선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세간의 소문을 부정했다.LED TV라도 HDR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고, 사용자는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는 것이 넷플릭스의 설명. 물론 OLED TV에선 더욱 실제와 같은 색상 표현을 접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HDR 뿐만 아니라 HDR의 상위 기술인 '돌비 비전(Dolby Vision)'도 지원한다. 돌비 비전은 HDR보다도 한층 세밀한 이미지의 묘사와 사실적인 광원 표현을 지원한다. 넷플릭스의 돌비 비전 콘텐츠는 돌비 비전을 탑재한 LG전자 스마트TV에서 감상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제시한 새 스마트TV 규격: 넷플릭스 인증
'넷플릭스 인증(Netflix Recommended TV)'이란 특정 스마트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더욱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인증 시스템이다. TV 인스턴트 온, TV 재시작, 넷플릭스 최신버전, 빠른 앱 시작, 빠른 재시작, 넷플릭스 전용 버튼, 간편한 넷플릭스 아이콘 액세스 등 총 7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TV 인스턴트 온'은 TV가 켜진 후 바로 넷플릭스 앱을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이다. 구형 스마트TV의 경우 스마트 운영체제의 부팅시간이 필요해 TV 를 켜고 30초가 지나야 넷플릭스 앱을 비롯한 스마트TV용 앱을 실행할 수 있었다.
'TV 재시작'은 넷플릭스 앱을 실행한 상태에서 전원을 끄면 TV가 이전의 활동을 기억해 전원을 껏던 시점과 동일한 위치에서 재시작하는 기능이다. 콘텐츠를 바로 이어 볼 수 있다. 넷플릭스 앱만 종료한 때에도 이어진다.
'넷플릭스 최신 버전'은 TV가 최신 버전의 넷플릭스 앱을 갖췄고, 이를 지속적으로 최신 버전으로 유지하는 기능이다.
'빠른 앱 시작'은 TV의 성능이 뛰어나 넷플릭스 앱 실행 시간이 다른 TV보다 훨씬 빠를 때 내주는 인증이다. TV 속 AP의 성능에 달려있다.
'빠른 재시작'은 다른 앱이나 TV 채널에서 넷플릭스 앱으로 돌아오면 동영상이 즉시 재시작되는 기능이다. 멀티태스킹을 얼마나 쾌적하게 구현했는지, 또 TV에 메모리가 얼마나 넉넉하게 탑재되어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넷플릭스 버튼'은 TV 리모콘에 넷플릭스 전용 버튼이 탑재되어 있어, 해당 버튼만 누르면 바로 넷플릭스 앱이 실행되는 기능이다.
'간편한 넷플릭스 아이콘 액세스'는 넷플릭스 앱이 눈에 잘 띄어서 사용자가 손 쉽게 넷플릭스를 실행할 수 있을 때 내주는 인증이다.
이 7가지 구성요소 가운데 5가지를 만족하면 넷플릭스 인증을 내준다. 올해 넷플릭스 인증을 받은 모델은 삼성전자, LG전자, 소니의 스마트TV 뿐이다. 인증을 받은 티비는 넷플릭스 인증 스티커를 부착할 수 있고, 제품 홍보 및 마케팅에 넷플릭스 인증을 활용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넷플릭스 홈페이지에서 해당 모델을 추천해준다.
한때 LG전자, 소니 등은 넷플릭스 인증을 받고, 삼성전자는 넷플릭스 인증을 거부했다는 소문이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나, 삼성전자가 넷플릭스 인증을 받음으로써 일단락되었다. 소니는 넷플릭스 버튼을 채택한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넷플릭스 버튼을 채택하지 않아서 생겨난 오해로 풀이된다.
넷플릭스 인증은 화질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화질에 대한 요구조건은 없다. 오직 넷플릭스에 관한 사용자 경험 만을 평가한다. 넷플릭스의 화질은 오직 사용자 스마트 TV의 해상도와 인터넷 속도에 달려있다.
넷플릭스 인증의 목적은 '인텔 인사이드'와 동일하다. 자사 서비스가 특정 제품에 최적화된 것을 강조해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나아가 해당 제품의 판매를 촉진하려는 것이다. 넷플릭스 입장에선 TV 시장에서 공중파나 IPTV 사업자 못지 않은 영향력을 얻을 수 있고, 제조사 입장에선 넷플릭스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으니 서로 '윈윈(Win-Win)'이다. 넷플릭스가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사업자에서 벗어나 거대 콘텐츠 배급사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스콧 부사장은 "삼성전자, LG전자가 넷플릭스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파트너"라며, "두 파트너 뿐만 아니라 딜라이브 같은 현지 콘텐츠 배급사와도 협력해 사용자들에게 넷플릭스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고 가치있게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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