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데 주로 쓰였다. 하지만 사물인터넷(IoT)은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기존과 다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SK텔레콤은 이런 IoT 전용망인 로라(LoRa) 네트워크를 지난 6월 30일 전국에 구축 완료하고, 7월 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즈호텔에서 IoT 전용망 전국 상용화 선포식을 했다.
이로써 SK텔레콤은 지난 3월 이미 구축한 LTE-M과 함께 하이브리드형 IoT 네트워크를 지닌 사업자가 됐다. 경쟁사는 LTE-M 위주로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SK텔레콤만 별도의 IoT 네트워크망인 로라를 추가 구축한 것.
도시 단위로 로라 망을 설치한 곳은 있지만, 전국적으로 로라 망을 상용화한 것은 SK텔레콤이 전 세계 처음이다. 그만큼 공격적으로 IoT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2020년 13.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초기 시장 확산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파격적인 요금제, 중소업체 지원을 통해 2017년 말까지 IoT 전용망에 400만 개 이상의 단말기가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로라의 전국망 수준은 국토 대비 80%, 인구 대비 99%다. 지하나 빌딩 내부 등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차차 나아질 것이다.
요금제는 제법 저렴하게 책정됐다. 월 이용료가 최소 350원에서 최대 2000원(VAT포함 380원~2,200원) 수준이다. 1시간 1회 소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가스 검침기의 경우 월 350원(VAT 포함 380원)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월 100MB의 용량을 사용한다면 월 2000원(VAT 포함 2200)만 지급하면 된다.
예를 들어 가스 검침기의 경우 1회당 평균 64B를 사용한다. 1일 24회 30일을 쓴다면 46KB를 쓰게 된다. 최소 요금제인 350원의 데이터 제공량은 100KB이기 때문에 충분하다. 여기에 장기 약정 할인, 다회선 할인도 지원해 최대 28% 추가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연간 내야 하는 금액은 3020원~1만 7280원(VAT 포함 3330원~1만 9000원)이면 된다.
요금이 낮은 이유는 구축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사업자로서 전반적인 기본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보니 다소 수월히 전국망을 깔았다고 한다. 이런 점이 요금에 적극적으로 반영됐다.
서비스 제공 형태는 앞으로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에는 통신사가 네트워크를 구축해 고객에게 직접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IoT에서는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이 저렴한 IoT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중개 방식이 더욱 일반화될 수 있다. SK텔레콤의 모듈, 회선 및 플랫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한 중소기업이 일반고객이나 기업고객에게 IoT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많은 서비스를 SK텔레콤이 직접 제공할 수 없기 때문으로 파트너사와 함께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또한 이를 잘 알고 있으며, 이미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세 차례의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여 다양한 서비스 제안을 받아 협력 중이다. 원격 검침, 모니터링, 위치 추적 등의 영역에서 신규 기술 및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선포식 당일에도 50여 개의 파트너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SK텔레콤 IoT 파트너스’ 출범식도 진행했다.
이외에도 지난 1일 오픈한 ‘IoT 포털(lora.sktiot.com)’을 통해 로라 개발자 지원을 위한 관련 기술/서비스 정보의 제공, 사업 제안, 전용모듈 신청 및 ‘IoT 오픈 테스트베드’ 이용 신청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전용 모듈 무료 배포도 시작했다. 모듈 전문기업 3개사를 통해 국산화에 성공한 로라 전용 모듈 10만 개를 사전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6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배포 중이다. 이를 통해 8월 말까지 최소 200개 이상의 기업이 로라 전용 모듈 기반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용 모듈 가격은 기존 LTE 모듈 대비 약 1/5 수준이다. 소량의 데이터 통신으로 배터리 수명도 최대 10년으로 늘어난다.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사업화 지원을 위한 공간도 마련된다. 지난 1일 SK텔레콤 분당사옥(수내동)에 문을 연 ‘IoT 오픈 테스트베드’는 네트워크, 플랫폼, 디바이스 전문가를 배치하여 IoT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여 우수 아이디어 발굴, 신기술 개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상용 서비스는 아직이지만, 7월에 가스 AMI 사업, 초중등학교 대상의 세이프 워치(Safe Watch)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세이프 워치는 어린이, 노인, 여성 등 안전관리가 필요한 고객 대상 응급 알림 웨어러블 기기다. 8월 창조마을의 환경 모니터링, 9월 지자체 등과 맨홀 관제, 10월 실시간 주차 공유 등 연말까지 총 20개의 신규 서비스가 론칭될 예정이다.
SK텔레콤 이형희 사업총괄은 "처음이라 부족한 것 많지만 비어있는 건 비어있는 것이라기보다는 채울 수 있는 여백이 많다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며 "파트너사와 같이 채워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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