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IoT 전략...왜 '로라(LoRA)' 인가?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4일 19시 23분


SK텔레콤이 7월 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즈호텔에서 IoT 전용망 전국 상용화 선포식을 했다. 이번 선포식은 IoT 전용망인 로라(LoRa)의 전국망 구축을 알리는 행사였다. 이로써 SK텔레콤은 기존에 구축한 LTE-M과 함께 2개의 IoT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사업을 펼치게 됐다.

(출처=로라 홈페이지)
(출처=로라 홈페이지)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LTE-M을 중심으로 IoT 전략을 짜고 있다. 여기에 9월에 표준화가 이루어지는 NB-IoT로 진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LTE-M을 구축한 상태에서 로라 망을 새롭게 추가했다. 왜 별도의 비용을 들여 로라 망을 구축한 걸까?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NB-IoT를 지원하기 위한 업그레이드 비용이 로라보다 더 많은 금액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B-IoT 자체는 분명 매력적이긴 하지만, 기술적인 관점에선 기존 LTE와 변화가 많다. 그러다 보니 기존 시스템으로는 많은 부분에서 지원하기 어렵다. 즉 새롭게 들어가야 하는 부분들이 많다 보니 비용적인 측면에서 로라보다 더 많은 금액이 든다는 이야기다.

기존 LTE망을 쓰기 때문에 오히려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 단기간 내에 하기에서 LTE 사업자에게 모두 힘들다는 것이 SK텔레콤의 판단이다. NB-IoT는 올 9월 표준화가 완료될 예정이며, 내년이 되어야 본격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로라 전국망 구축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것도 없이 구축하려면 큰 비용이 들어갔겠지만, 이미 통신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보니 생각보다 비용이 적게 들었다고 SK텔레콤은 밝혔다. 특히 지난 3월 미래부가 비면허주파수 대역 출력 기준을 상향 조정한 것이 비용을 줄이는 데 큰 힘이 됐다. 출력이 올라가지 않았다면, 2배에서 5배까지 비용이 더 들었을 것이라고 한다.

물론 면허 주파수를 쓰는 NB-IoT에 비해 로라는 비면허 주파수 대역을 쓰다 보니 간섭 문제가 제기된다. 이는 LBT(Listen Before Talk) 기술을 사용해 간섭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데이터 통신을 위해 주파수를 쏘기 전 간섭을 측정한 뒤 간섭 우려가 있는 주파수 채널을 피해 다른 채널을 사용하게끔 해주는 기술이다.

로라를 사용하다 보니 SK텔레콤이 얻는 이득은 크게 2가지다. 일단 요금제가 무척 저렴해졌다. 월 이용료가 최소 350원에서 최대 2000원(VAT 포함 380원~2,200원) 수준이다. 1시간 1회 소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가스 검침기의 경우 월 350원(VAT 포함 380원)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월 100MB의 용량을 사용한다면 월 2000원(VAT 포함 2200)만 지급하면 된다. 이런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로라 구축 비용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출처=SKT)
(출처=SKT)


또 하나는 로라 모듈 가격이 무척 낮다는 점이다. 모듈은 셈텍이 만든 로라 칩을 기반으로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기본 부품이다. 기기에 센서를 부착하고 모듈을 적용해 IoT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이미 모듈은 국내화에 성공한 상태이며, 1만 원가량 밖에 하지 않는다. 참여하는 업체의 부담을 낮출 수 있어 생태계 구축에 유리하다.

모듈의 가격이 낮다 보니 이전에는 진행하지 못했던 서비스도 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로라 망을 이용해 9월 지자체 등과 맨홀 관제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맨홀 가격이 몇십만 원 정도인데, 모듈 가격이 높으면 서비스를 진행하기 어렵다. SK텔레콤은 로라의 모듈 가격이 낮다 보니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LTE-M은 어떻게 쓰일까? LTE-M은 LTE보다는 저렴하지만, 로라에 비하면 훨씬 비싸다. 대신 대역폭과 속도가 로라보다는 높다. 즉 로라로는 해결되지 않는 데이터가 필요한 경우, 움직이는 트럭 등 끊임없는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 고가의 장비를 모니터링 해야 할 경우, 로라보다 자주 데이터를 보내야 하는 경우 등에 활용된다. 로라는 자주 안 보내도 되고, 간단한 데이터만 보내도 해결되는 서비스에만 쓸 수 있다.

SK텔레콤은 NB-IoT도 하지 않을 건 아니라고 한다. 현 상황에선 로라가 최적의 네트워크라 판단하고 진행한 셈이다. 초기 시장 선점에는 분명 유리한 측면이 있는데, 향후 NB-IoT가 본격 궤도에 오르게 되면 로라와 함께 어떻게 전략을 가져가야 할지는 다소 고민되는 부분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김태우 기자 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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